다국적 단체 '세계기후특성' 연구결과 발표
"원래대로면 1500년에 한 번 발생할 가뭄"
"지구 기온 2도 상승 땐 15년 주기로" 경고
지구온난화가 지난해 브라질 열대 우림 지역인 아마존을 덮친 대가뭄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엘니뇨(동태평양 해수 온도 상승)가 주요 원인이라는 일각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분석이다. 특히 지구 기온이 계속 오르면 15년마다 한 번씩 극심한 가뭄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다국적 기후연구단체 세계기후특성(WWA)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가뭄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작년은 매우 예외적 수준이었으며 이를 초래한 결정적 원인은 기후변화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북부 아마존강 유역 일대는 최악의 가뭄에 시달렸다. 아마존강 주요 지류인 브라질 리오네그로강은 사상 최저치인 13.63m를 기록했고, 브라질 테페호수에서는 ‘핑크돌고래’로 불리는 강돌고래 15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아마존강 전역의 수위도 1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유량이 풍부하던 지류들이 전부 말라붙었다. BBC는 “가뭄은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생계를 강에 의존하는 아마존 주민 수백만 명에게 직접적 타격을 안겼다”고 전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토지 증발량 증가"
이와 관련,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진영에선 ‘엘니뇨가 아마존 가뭄을 유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엘니뇨는 지구의 자연적인 온도 조절 메커니즘으로, 지구 곳곳에 산불·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지난해 전 세계는 2022년 말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엘니뇨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2023년 수준의 대가뭄은 단지 엘니뇨 여파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지구 온도 상승을 제외한 다른 기상 데이터를 기후 모델에 입력하자, 작년처럼 극심한 가뭄은 1,500년에 한 차례 정도로만 일어난다는 결괏값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반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도 이상 올라간 현 상황을 반영하자, 가뭄 발생 빈도는 ‘50년에 한 번’으로 급증했다.
연구진은 “엘니뇨는 강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가뭄 수준은 ‘심각’(2단계) 정도에 그쳤을 것이지만, 작년엔 ‘예외적’(4단계)으로 분류됐다”고 짚었다. 이어 “지구 기온 상승 탓에 토지의 수분 증발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상승할 경우, 비슷한 수준의 가뭄이 10~15년마다 한 번꼴로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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