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
지난해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약음료' 사건의 주범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연실 부장검사)은 24일 사건 총책이자 마약음료 제조책 이모(27)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씨에게 적용된 '영리목적 미성년자 필로폰 투약 혐의'는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마약 관련 범죄 중에 법정형이 가장 무거운 혐의를 적용했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이씨 일당은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류를 넣은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이를 빌미로 부모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사건을 설계하고 실행 시나리오를 짠 주범이다. 그는 중학생 동창인 길모씨 등에게 우유에 필로폰 10g을 섞은 마약음료 100병을 제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일용직 아르바이트들을 시켜 지난해 4월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집중력 강화에 좋다"며 시음행사를 빙자해 중·고교생 13명에게 제조된 마약음료를 나눠줬다. 이후 일당은 피해자 부모를 협박해 뜯어낸 2억5,000만 원을 중국에 있는 이씨 등에게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음료를 마신 학생들은 시음 후 어지러움과 힘 빠짐, 심박수 증가 등 부작용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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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직후 검찰은 경찰과 협력해 마약음료 제조자 길씨, 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를 구속기소하고, 유통책 박모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집단 모집책 이모씨도 구속기소했다. 길씨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공범 3명에게도 각각 징역 7~10년이 선고됐다.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 일 만인 지난해 5월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됐고, 지난달 26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검찰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의 청소년을 마약범죄 대상으로 삼은 데다, 이를 이용해 돈까지 갈취하려 한 악질 범죄"라며 "이런 충격적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게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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