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총 가입 사실, 뒤늦게 알려져
일하는 환경 이슈·플랫폼 규제 대응 목적
국내 1위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가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플랫폼 기업이 전통적 제조업 기업 중심으로 꾸려진 경제단체에 가입한 건 다소 이례적이다. 과로사 논란, 플랫폼 기업 규제, 반(反)쿠팡 전선 등 각종 리스크에 둘러싸인 쿠팡이 관련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경제단체에 가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4월 경총에 가입하고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총은 다음 달 이사회를 열고 쿠팡을 회원사로 정식 승인할 계획이다. 쿠팡은 가입 사유를 "경총은 산업정책 진흥과 규제 완화 등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 경제단체"라며 "당사는 산업 및 경제 현안에 대한 폭넓은 교류와 협력을 위해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빅테크 기업은 경제단체 가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분위기라 쿠팡의 경총 합류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경총 회원사 중 플랫폼 기업은 쿠팡이 처음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업으로 넓혀도 게임사 넷마블을 빼곤 없다. 쿠팡이 경총 이전에 들어간 경제단체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유일하다. 쿠팡은 본사가 미국에 있어 암참에 가입해 있다.
업계에선 '리스크 사면초가'에 갇힌 쿠팡이 대정부 소통 창구를 확대하기 위해 경총에 손을 내밀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배달 기사의 과로사 문제를 지적받는 등 쿠팡이 겪고 있는 노동 리스크가 한 예다. 경총은 1970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나와 노사 관계를 전담하는 단체로 활동했다. 다만 경총은 2020년부턴 종합경제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강화하고 있는 플랫폼 규제도 쿠팡의 경총 가입 요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납품 가격 갈등 등으로 형성된 '반쿠팡 전선 기업'의 재계 내 목소리를 방어하려는 목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쿠팡은 개별 기업이 외치기 힘든 규제 완화 입장을 경총을 통해 정부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경총 내에서 쿠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기업과 동등한 목소리를 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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