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0대 남성 직원 사망한 후
근로감독 돌입... 중간 관리자 갑질 만연
"너네는 빡대가리야", "넌 여기 어떻게 들어왔냐".
바이오 의약품 제조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중간 관리자가 부하 직원들에게 일상적으로 내뱉은 말이다. 정부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이 회사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여러 중간 관리자가 상습적 갑질과 성희롱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근로감독을 진행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다수 적발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감독은 지난해 11월 16일 숨진 채 발견된 이 회사의 20대 남성 직원이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근로감독 청원이 제기되면서 진행됐다. 감독 결과 숨진 직원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정할 만한 구체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여러 중간 관리자에 의해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이 발생한 사례가 적발됐다.
한 생산 라인의 조장은 공개된 장소에서 "아 씨×, 못해 먹겠네", "아 개××들 지들 일 아니라고 저따위로 하네" 같은 욕설을 내뱉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새×", "병×", "개××" 같은 욕이나 "너네는 최악이다" 같은 모욕적 발언을 하는 중간 관리자도 있었다. 정규직 채용 전환이 절박한 인턴사원들에게 "합격 여부는 내 손에 달렸다"며 협박성 발언과 상습 폭언을 일삼는 이도 있었다.
남성관리자가 수시로 여성 직원들의 어깨, 팔, 목, 허벅지 같은 신체 부위를 접촉하는 등 성희롱 사례도 적발됐다. 늦은 시간에 야근을 마친 부하 직원들을 "새벽 별을 보러 가자"며 실제로 경기 양평군까지 끌고 간 사례도 있었다. 아울러 216명이 연장근로 한도를 넘겨 장시간 근로를 하고, 89명이 총 3,000만 원의 연장수당을 받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고용부가 근로감독 일환으로 전 직원을 상대로 익명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751명 중 417명(55.5%)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본인이 직접 당했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571명(76.0%)은 문제 발생 시 회사 조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고용부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 지시와 함께 전반적인 조직 문화 개선 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향후 이행 상황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고용부로부터 공식 시정지시서를 받는 대로 즉시 이행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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