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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연기'의 새 장을 열다...'선산' 김현주 "처음으로 신나게 감정 폭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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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연기'의 새 장을 열다...'선산' 김현주 "처음으로 신나게 감정 폭발했어요"

입력
2024.01.23 18: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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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산' 주연 배우 김현주
부부싸움, 담백한 욕설 등 명연기
"작품에서 욕해 본 것 처음...
장르극, 쉽지 않지만 재미있어"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에서 '윤서하' 역을 맡은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에서 '윤서하' 역을 맡은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제공

“제가 처음으로 신나게 감정을 폭발시킨 캐릭터였어요.”

데뷔 29년 차 배우 김현주(46).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지난 19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 ‘선산’에서 자신이 연기한 ‘윤서하’를 이렇게 설명했다. 윤서하는 존재조차 몰랐던 작은아버지의 선산을 상속받은 후 불길한 일에 휩싸이는 대학강사. 그동안 40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선산이 상징하는 욕망을 향해 노골적으로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전작들과는 분명 달랐다.

시청자들도 이를 알아봤다. 10년을 기다린 교수 임용이 불발된 날, 외도를 하는 주제에 선산 소유권까지 넘보는 남편(박성훈)과 차 안에서 벌인 부부싸움은 많은 이들이 꼽은 명연기다. 소리를 지르고 멱살잡이를 하는 싸움 촬영이 고됐을 것 같은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찍을 때 재미있었어요. 제가 한 번도 폭발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한 적이 없어요. (서하가) 참아온 것들을 폭발할 수 있어서 시원했고, 좀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오히려 자제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선산'에서 부부로 나온 배우 김현주와 박성훈.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선산'에서 부부로 나온 배우 김현주와 박성훈. 넷플릭스 제공

겹겹이 쌓이는 악재들을 마주하며 서하는 이따금 욕설을 내뱉는다. 담담히 뱉는 욕설이 오히려 현실적이라 "욕설 연기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작품에서 욕을 한 건 처음”이라며 “서하가 교수나 학생한테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내면에는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극중 상황에 따라 대본에 없는 욕설을 즉흥적으로 하기도 했지만, 연기가 아니면 욕설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우라는) 직업상 말의 습관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스릴러인 이번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김현주의 열연이 극을 이끌었다는 의견이 많다. 주름을 감추지 않은 버석한 얼굴로 뒤통수마저 연기하는 듯한 그에게 홀려 끝까지 봤다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시청자 반응을 잘 찾아보지 않는다고. 그는 "(반응에) 의외로 영향을 많이 받는 스타일이어서 좋은 얘기도 나쁜 얘기도 잘 안 보려고 한다"고 했다.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제공

1996년 데뷔한 김현주는 “국물이 끝내줘요”라는 CF로 톱스타에 올라 지상파 드라마에서 주로 밝은 역할을 맡았다. 1인 2역으로 열연한 드라마 ‘애인있어요’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를 인정받았고, 2019년 범죄스릴러 드라마 '왓쳐'로 처음 장르극에 도전했다. 이후 SF영화 ‘정이’, 스릴러 드라마 ‘지옥’ 등을 찍었다. 그에게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장르극에) 도전해 보려는 용기가 없었어요. 안전하게 제가 해왔던 것들,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생각했어요. 지금도 쉽지는 않은데, 재미있어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거라고 할까요.”

내년이면 데뷔 30년 차가 되는 그는 특별한 목표는 잡지 않는다고 했다. "즉흥적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스타일이에요. 한 작품씩 해오다 보니까 이만큼 시간이 흘렀어요. 제가 이걸 하고 싶다면서 쫓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상황에 맞게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드라마 '선산'에서 대학강사 '윤서하' 역을 맡은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선산'에서 대학강사 '윤서하' 역을 맡은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제공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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