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2022 노조 조직 현황' 통계>
노조 조직률도 1.1%p 내려 7년 만에 하락
'유령 노조' 정리·건설부문 노조 축소 영향
국내 노동조합 조합원 수가 1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노조 조직률도 전년 대비 1%포인트 넘게 줄어 7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통계상 허수가 정리되고 일부 건설부문 조합원 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가 23일 발표한 '2022년 전국 노조 조직현황'에 따르면 2022년 노조 조직률은 13.1%, 전체 조합원 수는 272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조직률은 전년 대비 1.1%포인트, 인원은 21만 명 감소한 수치다. 노조 조직률은 경제활동 임금근로자(2,140만8,000명) 중 노조 가입이 금지된 일부 공무원·교원(70만1,000명)을 제외한 2,070만7,000명 가운데 노조 가입자의 비율을 계산한 것이다.
노조 조합원 수는 2009년(164만 명)부터 12년 연속 증가해 2021년(293만3,000명) 300만 명 수준에 근접했다가 재작년 20만 명 이상 줄었다. 노조 조직률 역시 2016년(10.3%)부터 2021년(14.2%)까지 매년 증가하다가 7년 만에 떨어졌다.
노조 규모와 조직률이 감소한 데는 건설부문 조합원 수가 예년보다 줄어든 점, 이른바 '유령 노조'를 명단에서 삭제하는 등 통계적 허수를 줄이는 작업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점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에도 예년과 비슷하게 새 노조가 총 431개 설립돼 조합원 수가 7만2,000명 증가했지만, 다른 감소분이 더 컸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2021년 10만6,000명에서 2022년 2만9,000명으로, 미가맹인 전국건설산업노조는 8만2,000명에서 8,000명으로 집계치가 대폭 줄었다. 플랜트노조 관계자는 "노조 가입자 수는 지금도 11만 명이 넘는다"며 "다만 지난해부터 조합비를 성실하게 납부하고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만 신고하기로 내부 방침을 바꿔 규모가 적게 신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한국노총 산하였던 건설산업노조가 2022년 조합비 횡령 의혹 등으로 회원에서 제명된 점도 건설부문 노조 축소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건폭과의 전쟁' 기조가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노조 활동을 위축시켰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이번 통계에 미친 영향은 적어 보인다. 2022년 노조 현황 신고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1월이고, 건설부문 노조 단속은 2021년 말부터 이듬해 상반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대신 내년에 발표될 2023년 현황 통계에 정부 단속의 영향이 반영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정부 탄압 등으로 인해 지난 한 해 사이 조합원이 2만5,000명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사업장 폐업 등으로 실체가 없는 노조는 1,478곳, 조합원 수는 8만1,000명으로 확인돼 이번 통계에서 제외됐다. 장기간 활동을 하지 않아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해산된 노조 41곳(조합원 1,800명) 또한 집계되지 않았다.
총연합단체별 조합원 수는 한국노총 112만2,000명, 민주노총 110만 명, 미가맹 48만3,000명으로, 한국노총이 3년 연속 제1노조 자리를 지켰다. 조직 형태별 조합원 수는 초기업 노조 164만1,000명(60.3%), 기업별 노조 108만1,000명(39.7%)이었다. 초기업 노조는 소속 기업과 무관하게 같은 지역·업종·산업 단위로 구성된 노조다. 사업장 규모별 조직률은 300인 이상 사업장이 36.9%, 100~299인 5.7%, 30~99인 1.3%, 30인 미만 0.1%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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