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드러난 피해자 111명
수수료 명목으로 190만 원 요구
한국 내 취업을 미끼로 베트남인들로부터 5억 원 이상을 받아 챙긴 베트남 출신 한국인 결혼이주 여성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돈을 보낸 사람만 지금까지 111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VN익스프레스와 뚜오이쩨 등 베트남 언론들에 따르면, 남부 하우장성 공안은 최소 111명을 상대로 105억 동(약 5억7,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베트남 여성 레티축푸엉(43)을 체포했다.
하우장성 인근 까마우성 출신인 레티는 한국인과 결혼한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결혼이주 여성이다. 한국에서 남편과 농업 분야에 종사하던 그는 2022년 베트남으로 돌아갔고, 이후 “한국 농촌에서 계절노동자로 활동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모집 공고를 냈다.
레티는 “한국에서 일하면 월 4,000만~5,000만 동(약 218만~273만 원)을 받을 수 있다”며 취업 상담과 접수 안내·대행 수수료 명목으로 최소 3,500만 동(약 191만 원)을 요구했다. 지난해 베트남 남성의 월평균 임금(약 810만 동)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그러나 막대한 수수료를 낸 이후에도 피해자들에게 한국행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거센 항의에 오히려 레티는 “돈이 부족해서 갈 수 없다”며 비용을 더 내라고 요구했다. 현지 매체 응우오이비엣은 “현재까지 드러난 피해자는 111명으로, 이들이 (수수료 외에) 추가 지급한 액수는 수천만 동에 달한다”며 “일부는 14억 동(약 7,600만 원)을 송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레티의 사기 행각은 한국행을 기다리던 피해자들의 고발로 꼬리가 잡혔다. 현지 공안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우장성과 까마우성에 피해 신고도 당부했다.
해외에서 일하길 원하는 상당수 베트남인은 웃돈을 주고 인력 소개소나 지인으로부터 취업을 알선받는다. 하지만 중개 수수료가 평균 임금의 몇 배에 달하는 탓에 일 시작 전부터 빚을 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해외 취업 과정에서 불법 업체로부터 사기를 당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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