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후분양 준공예정 아파트 4,000세대 이상
후분양 시기 저울질... 높은 분양가는 ‘독’이 될 수도
일부 단지 제외하고 ‘청약 고전’ 예상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분양을 미뤄왔던 대구 후분양 아파트 단지들이 '준공후 미분양'이라는 악성 매물 리스크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불이행에 따른 공매아파트 발생으로 분양시기 선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대구지역 부동산전문광고대행사인 애드 메이저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 아파트 준공 후 분양하는 후분양 준공 예정 단지는 올해 2,551세대, 내년은 2,143세대로 4,000세대를 넘을 전망이다. 후분양 단지들은 1만 세대를 넘는 대구지역 미분양 사태로 그동안 한 두 차례 분양을 미뤄왔으나 더 이상 연기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들 단지들은 고금리와 건축비 상승 등으로 당초 예정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대구의 미분양 물량을 감안하면 높은 분양가만을 고집할 수 없는 처지다. 특히 신세계 빌리브 아파트가 무더기 미분양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PF 채무불이행으로 공매절차에 들어가면서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후분양 아파트는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구 후분양 단지들은 지난해 크게 오른 건축비 인상분을 일부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주목받는 후분양 단지 인근의 신축 아파트 시세를 보면 수성구 재건축 단지 인근이 84㎡에 실거래가가 9억2,000만 원 이상이고, 부근 다른 신축아파트는 84㎡ 중층 이상이 7억5,000만 원 이상 호가하고 있다. 990세대 규모인 달서구의 한 후분양 아파트의 경우는 주변의 신축 아파트 84㎡ 실거래가 상한이 4억4,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수성구 후분양 단지 근처의 한 공인중개사는 “후분양 일정이 다가오면서 7억 원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수성구 진입을 위해 분양 시기와 분양가를 문의하기는 하지만 아직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수성구 후분양 단지인 신세계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는 분양률이 17%에 그치는 등 무더기 미분양이 되면서 PF 대출만기연장에 실패해 오는 30일 첫 공매 절차에 들어간다.
대구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미분양 무덤인 대구에서 후분양은 오히려 준공 후 미분양이라는 ‘악성 매물’이 될 수도 있다”며 “대구 후분양 단지 가운데 일부 입지 선호지역을 제외하고는 청약 전망이 밝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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