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외무상·푸틴 만난 날 외신 사진서
北 수행원 서류 '우주 기술' 제목 포착
러시아 로켓 연구소·기계공장 이름도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러 간 우주 기술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할 만한 서류가 외신에 포착됐다.
AP통신 등이 찍은 사진에 따르면, 최 외무상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당시 북측 수행원이 소지한 서류에 '우주기술분야 참관대상목록'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다. '우주 기술 분야'를 두고 일각에선 군사정찰위성이나 같은 기술을 쓰는 ICBM 분야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제목 아래에는 '우주로케트연구소 <<쁘로그레쓰>>', '워로네쥬 기계공장' 등 참관 기관으로 추정되는 시설의 명칭들이 나열돼 있다. 이는 각각 러시아의 우주 로켓 분야 기업·연구소인 '프로그레스'와 러시아 남부의 '보로네슈 기계공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두 로켓 및 엔진 기술과 관련이 있다. 특히 프로그레스 연구소 홈페이지에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ICBM 겸 우주 로켓인 소유즈 시리즈와 무인 우주선 프로그레스 등 개발에 관여했다고 소개돼 있다.
해당 서류에는 '우주광학생산쎈터'로 추정되는 글자도 있었다. 위성체 탑재 카메라의 해상도를 높일 러시아 기술과 관련된 대목이란 추측이 나온다. 군사정찰위성은 최소 서브미터(1m 이하)급 해상도를 갖춰야 하는데, 북한 위성은 이 수준에 못 미친다고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다만 북측 수행원이 들고 있던 해당 서류의 목록이 단순히 북한이 참관을 희망하는 장소들인지, 러시아도 이에 응해 참관 일정이 확정된 대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4~18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최 외무상은 19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해당 기간 중 공개된 최 외무상의 일정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양자 회담, 푸틴 예방 등 두 개가 전부다. 일정 중 러시아 우주 기술 관련 기관들을 참관했을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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