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전패 후 유연하게 대처한 OK금융그룹,
전술·화합·승점 다 잡고 기적의 6연승 행진 이어가
수비·공격 다 무너진 페퍼, 2달째 승기 잡지 못해
19일 현대건설전 중요...지면 '한 시즌 최다' 17연패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순위 다툼이 치열한 프로배구 V리그에서 남자부 OK금융그룹과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명암이 확연히 갈렸다.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전패의 굴욕을 4라운드 전승으로 말끔히 씻어낸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시작부터 패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패'→'전승'으로, 전술 변화와 팀워크가 이룬 성과
OK금융그룹은 지난달 29일 대한항공전(3-0)을 시작으로 17일 현대캐피탈전(3-1)까지 6연승을 내리 달리며 4라운드를 전승으로 마무리했다. 6전패를 했던 3라운드 때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V리그 역사상 직전 라운드 전패 후 다음 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둔 건 OK금융그룹이 최초다.
OK금융그룹의 변화엔 크게 3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지난해 6월 선임된 오기노 마사지(54) 감독은 그간 일본식 '수비 배구'를 강조했다. 실점 확률이 높은 스파이크 서브보다 플로터 서브를 구사해 디그와 블로킹으로 대응책을 꺼내드는 배구였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수비는 물론 공격수들까지 흔들리며 최악의 경기를 치렀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한 선수에게 공격 기회를 몰아주는 '몰빵 배구'를 지양해 외국인 선수 레오를 100% 활용하지 않았던 점도 전패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4라운드에서는 달랐다. "하루하루 한국 배구를 배워간다"던 오기노 감독은 전술을 재정비했다. 선수들에게 자유로운 스파이크 서브를 허용한 것은 물론, 레오를 적극 활용했다. 덕분에 49%에 머물렀던 레오의 3라운드 공격성공률은 4라운드에서 62%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팀워크도 빛났다. 흔들리는 레오와 팀을 안팎으로 부여잡고 챙긴 건 부용찬이다. 부용찬은 3라운드 내내 들쭉날쭉한 공격력과 컨디션 저하로 시무룩한 레오를 다독였다. 레오의 변화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오기노 감독은 "부용찬은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해 다른 선수들도 잘 따라오는 것 같다. 선수들 간 소통 역할까지 잘해준다"고 칭찬했다.
17연패 앞둔 페퍼... 수비·공격 다 무너져
OK금융그룹과 달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은 초상집 분위기다.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11월 10일 GS칼텍스전에서 3-2로 승리한 뒤 2개월 넘게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되레 16연패를 기록하며 한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인 17연패를 앞두고 있다. 19일 예정된 4라운드 마지막 상대가 하필 1위 현대건설이다.
수비와 공격의 전반적인 부진이 심각하다.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 효율은 28%로, 바로 위 6위 한국도로공사(41%)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주포 야스민과 박정아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야스민의 4라운드 공격성공률은 37%로 부진하고, 여자배구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고 이적한 박정아도 올 시즌 평균 공격성공률이 32%에 그쳐 2011년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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