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260여 각종 대책 도출해
주거 양육 교육 등 10여 대표 정책 발표
다문화가정 주부·예비 신랑·신부 등 참석
장모상 도지사는 민방위복 차림으로
"초저출생은 핵무기보다 무서운 것…"
18일 오후 경북도청 안민관(본관) 4층 화백당(대회의실). 경북도 신년 업무보고가 열리는 자리로 도지사와 간부들만 가득했던 예년과는 딴판이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도 간부는 물론 출자출연기관장과 일반직원 등 500여 명이 가득 메웠다.
이날 보고 내용은 단 한 가지. 12개 실국과 30여 개 직속기관은 오로지 '경북도의 저출생 극복대책'만 보고했다. 고유업무는 서면보고로 대체됐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근태 고려대(세종캠퍼스) 공공사회학전공 교수, 이재춘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 등 저출생 전문가들을 비롯해 다문화가정 주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 등도 자리를 채웠다. 전날 장모상을 당한 이철우 지사는 민방위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경북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전국 89개)이 도내 22개 시ᆞ군 중 15개나 될 정도로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지역이다. 주민등록상 지난해 말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4.68%로 전남(26.10%)에 이어 전국 2번째, 자연감소 인구는 1만5,076명으로 전국 1위다.
이철우 지사는 지난 9일 간부회의에서 '초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열흘 만에 260여 가지 방안이 쏟아졌다. 이날은 이 중 10여 가지 정책이 발표됐다. △양질의 주거용지 확보를 위한 개발제한구역 활용 △MZ가 살고 싶은 농촌 보금자리 조성 △경북형 양육친화 환경 조성을 위한 주택단지 조성 △강남 학원도시 조성 등이다.
이철우 지사는 “1984년 합계출산율이 1.74로 현상유지(2.1) 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1996년까지 산아제한 정책을 지속했다”며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저출생은 북한 핵무기보다 무서운 것”이라고 정의한 뒤 “결혼ㆍ출산의 가장 큰 장애인 주택ㆍ양육문제 해결을 위해 큰 부담 없이 함께 살 집을 장만하고, 아이를 낳아 편안하게 양육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북도는 이날 토론에서 제안된 여러 대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뒤 이를 22개 도내 전 시ㆍ군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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