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옥시찬·김유진 방심위원 해촉 재가
정원 9명 중 5명만 남아...여야 4대 1
공석 4명은 대통령 몫 2명, 야권 몫 2명
대통령 이르면 18일 보궐 위원 위촉
윤석열 대통령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에 문제 제기를 한 야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 2명을 해촉했다. 방심위는 위원 정원 9명 중 5명만 남았으며, 여권과 야권의 추천 인사 비율은 4대 1이 되면서 정치적 균형을 잃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18일 새 방심위원을 위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후임 방심위원 인선 과정에서 야권을 달래는 제스처를 할지에 따라 방심위 정상화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야당 추천 위원'도 위촉할까
윤 대통령은 1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해 선임된 김유진·옥시찬 방심위원에 대한 해촉건의안을 재가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추천 방심위원들 주도로 두 위원에 대한 해촉건의안이 의결된 지 닷새 만이다. 김 위원은 회의 안건을 기자들에게 알린 것이(비밀유지의무 위반), 옥 위원은 회의 중 류 위원장에게 욕설을 하고 서류를 던진 것이(욕설 모욕 등) 해촉 사유다. 두 위원은 류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방심위원 9명은 대통령·국회의장·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3명씩 추천한다. 현재 대통령 추천 몫의 위원 2명과 국회의장 추천 위원 2명이 공석이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추천 위원을 추천하면서 야권 추천 위원 2명을 위촉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해 11월 황열헌 인천공항시설관리 사장과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를 후임으로 추천했지만 윤 대통령은 2개월 넘게 위촉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설치법 시행령은 방심위원 결원 시 30일 내 보궐위원을 위촉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야권이 추천한 유일한 방심위원인 윤성옥 위원도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 위원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 몫 2명만 위촉한다면 여야 6대 1 구도가 돼 방심위에 남을 필요가 없어진다”며 “대통령 몫 2명과 야권 몫 2명을 함께 위촉해 여야 6대 3 구도가 된다면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촉된 위원들은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김유진 전 위원은 “다음 주쯤 법원에 해촉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할 것”이라며 “법적인 승패를 떠나 해촉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류 위원장 업무고발 등으로 고발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류 위원장의 ‘청부 민원’을 둘러싼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류 위원장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신학림-김만배 녹취록'을 보도한 방송사를 심의하도록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류 위원장은 제보자 색출에 나선 데 이어 그의 고발로 서울경찰청이 지난 15일 방심위 사무처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류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내부 반발이 거세다.
전국언론노조는 17일 류 위원장을 업무방해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노조는 18일 ‘방심위 파행 운영의 실태와 대안’ 토론회를 여는 등 류 위원장 퇴진 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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