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마약밀수특별대책추진단 회의
지난해 밀수량 23% 늘어... 대형화 추세
엔데믹 이후 여행자 통한 마약밀수 활개
'콘돔, 노래방 스피커, 법률 문서, 중고 압력솥...'
지난해 국경에서 적발된 마약류가 숨어 있던 물건들이다. 수법은 교묘해지고 밀수량은 크게 늘었다. 여행자를 통한 마약 밀수가 증가한 것도 골칫거리다.
17일 관세청이 고광효 청장 주재로 올해 첫 마약밀수특별대책추진단 회의에서 밝힌 지난해 마약 밀수 적발 건수는 704건, 압수량은 769㎏이다. 적발 건수는 전년보다 9% 줄었지만 압수량은 23% 늘었다. 건당 중량이 2020년 213g에서 지난해 1,092g으로 5배 이상 뛴 탓이다.
밀수 경로는 국제우편(46%) 특송화물(36%) 여행자(25%)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행자를 통한 밀수 건수는 전년 대비 58% 급증했다. 당국은 여행이 늘어난 엔데믹 영향으로 풀이한다. 품목별로는 필로폰(438㎏) 비중이 57%에 달해 가장 많이 적발됐고, 대마, 케타민, MDMA(일명 '엑스터시')가 뒤를 이었다. 주요 출발국은 태국(24%)과 미국(20%)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독일(12%)과 말레이시아(6%)발 마약 밀수량이 각 5배, 3배 이상 뛰면서 주요 마약류 공급국으로 부각됐다.
구체적으로 비닐로 감싼 후 콘돔으로 포장한 케타민을 몸 안에 넣은 채 태국에서 입국하려던 여행자가 적발되는가 하면, 말레이시아에서 캐리어 바닥에 5㎏이 넘는 필로폰을 숨겨 들여오려다 들통나기도 했다. 다른 스피커 틈에서 발견된 대마를 넣은 노래방 스피커, 취급주의 딱지를 붙여 법률 문서인 것처럼 위장한 국제우편도 있었다. 해시시오일을 중고 압력솥에 감추는가 하면, 케타민과 필로폰 등을 커피 또는 화장품, 기계부품이나 옷 사이에 넣어 특송화물로 통과시키려는 시도도 있었다.
관세청은 밀수 형태 변화에 따라 몸에 숨긴 마약을 2,3초 만에 찾아내는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를 현재 인천공항 3대에서 전국 주요 공항과 항만으로 넓혀 올해 13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고 청장은 "단속 회피 수법이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