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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침체에도...국내 갤러리들 'K아트' 알리러 싱가포르 '아트 SG'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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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침체에도...국내 갤러리들 'K아트' 알리러 싱가포르 '아트 SG' 출격

입력
2024.01.18 17:18
수정
2024.01.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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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하종현 등 '다양한 한국작가 라인업'
조현화랑, 박서보·이배 한국미술 '블루칩'
원앤제이갤러리, 역사화 서용선 작가 솔로부스

하종현, Conjunction 23-19, 2023, 162x130㎝. 국제갤러리 제공

하종현, Conjunction 23-19, 2023, 162x130㎝. 국제갤러리 제공

싱가포르 기반의 신생 국제 아트페어 '아트 SG(ART SG)'가 이달 19일 개막한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시작한 이후 두 번째다. 미술시장이 침체 국면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지만, 한국의 주요 갤러리들은 국내 작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K아트의 저변을 넓히고자 싱가포르로 향한다.

메인 섹터인 '갤러리스'에 자리 잡을 국제갤러리의 부스는 '방대한 한국 미술의 가능성'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호주 현대미술가 다니엘 보이드의 솔로 부스를 꾸린 것과 달리, 올해는 하종현, 김홍석, 함경아, 이광호, 양혜규, 강서경 등 주목받는 당대 한국 작가들의 라인업을 준비했다.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는 "최근 배송비, 운송비, 보험료 등 아트페어 참여에 필요한 비용이 줄줄이 인상돼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동남아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무엇보다 한국 작가와 작품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참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홍석, Canine Construction-small, 2013, 89x105x47㎝. 국제갤러리 제공

김홍석, Canine Construction-small, 2013, 89x105x47㎝. 국제갤러리 제공

조현화랑은 국내 '블루칩(대형우량주를 뜻하는 주식 용어)' 작가로 꼽히는 고 박서보와 이배의 작품을 출품한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박서보의 대표 시리즈 '묘법'을 세라믹으로 재해석한 'Ecriture No. 220913', 'Ecriture No. 220901'이 눈에 띈다. 반복해서 선을 그으며 색채나 연필 묘법을 보여온 박서보는 2021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처음으로 세라믹을 활용해 재료적 변주를 선보인 바 있다. 30여 년 동안 '숯'이라는 재료로 한국 회화를 국제무대에 알린 이배의 'Issu du feu', 'Landscape', 'Brushstroke' 시리즈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박서보, Ecriture No. 220901, 2022, 92.5x72.5㎝. 조현화랑 제공

박서보, Ecriture No. 220901, 2022, 92.5x72.5㎝. 조현화랑 제공

원앤제이갤러리는 인물을 통해 한국의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작가 서용선의 솔로 부스를 꾸렸다. 통상 판매 목적으로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들은 매출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만큼 솔로 부스는 특정 작가와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려는 의지가 담긴 기획이다. 서용선은 단종, 동학, 이라크 전쟁 등 한국이 품은 스토리를 소재로 역사화라는 장르를 만들어내고 민족 고유의 미의식을 그린 작가인 만큼, 그의 작품 세계가 아트 SG를 찾은 미술애호가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지 주목된다. 이번 솔로 부스에는 역사화 '계유년'과 '태백산 산신령'을 비롯해 도시화된 현대사회 속 인간의 고독을 보여주는 '브루클린 1~4' 등이 전시된다.

서용선, 계유년, 2015-2021. 캔버스에 아크릴, 212.8x123.4㎝.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서용선, 계유년, 2015-2021. 캔버스에 아크릴, 212.8x123.4㎝.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33개국 115개의 갤러리들이 참가하는 제2회 아트 SG는 오는 21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다. 지난 1회에는 4만3,000명의 관람객을 끌었으나, 큰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아 매출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3월 홍콩에서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 9월 서울의 '프리즈 서울·키아프'와 더불어 아시아 지역 대규모 아트페어의 지평을 넓힐지 지켜볼 만하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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