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 찾으며 남긴 연락처로 문자
"자식뻘 되는 아이에게 연락" 분노
"고향 후배… 점심 사주려고" 해명
딸뻘인 여성 민원인에게 밥을 사주겠다며 사적으로 연락한 50대 경찰관이 감봉 처분을 받았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23세 딸을 둔 아버지라고 밝힌 작성자 A씨가 "제 딸이 분실물 찾으러 경찰서 갔다가 50대 추정 경찰이 밥 먹자고 만나자고 연락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쯤 A씨의 딸은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 친구와 경기 부천에서 놀던 중 휴대폰을 잃어버려 인근 지구대를 방문했다. 다행히 다른 시민이 휴대폰을 지구대에 맡겼고, 딸은 친구와 함께 인적사항을 적은 뒤 휴대폰을 찾아 돌아왔다.
얼마 후 지구대 소속 B(50대)경위가 A씨 딸에게 사적인 연락을 해왔다. A씨는 "얼마 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며 "어떤 경찰관이 딸에게 '밥 먹자',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경찰관의 나이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경찰서에서 본 기억으로는 50대로 보였다고 한다"고 분노했다. A씨 딸이 받은 문자에는 "우리 고향, 초등학교 후배님 무척 반갑고 신기했다. 친구분 괜찮으면 출국 전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경찰 등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A씨는 관할 경찰서에 곧바로 항의했고, 경찰서에선 해당 사안에 대한 감찰을 약속했다. 그는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며 "자식뻘 되는 아이를 만나자는 경찰은 경찰을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감찰 조사 결과 B경위는 경징계인 감봉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 소사경찰서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B경위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경찰 공무원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 등)와 경징계(감봉·견책 등)로 나뉜다. B경위는 조사에서 "(A씨 딸이) 고향 후배인 걸 알게 됐다"며 "아버지 나이가 자신과 비슷해 점심을 사주려고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같은 처분에 대해 "착잡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그는 "별로 반성의 느낌도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발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딸 키우는 아빠로서 피가 거꾸로 솟는다" "딸 같아서 밥 먹자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 "개인정보를 저렇게 사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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