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로 괌 미군기지 노린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 1000km 날아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찾는다. 2022년 6월 외무상에 임명된 이후 첫 단독 해외 일정을 러시아로 잡았다.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러 당시 합의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본격 논의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에 맞춰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외교와 국방을 넘나드는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 노골화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에 따라 15~17일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다"고 전했다. 석 달 전 라브로프 장관이 평양을 찾은 것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 관심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조율에 쏠려 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김 위원장이 연일 '반미 국가 연대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러시아와의 결속은 북한에 절실하다.
러시아 전문가인 현승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조만간' 또는 '올해 안' 등의 형태로 푸틴의 답방을 공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최 외무상이 방러 기간 중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최근 북러 간 무기 거래가 국제적으로 비판받는 상황에서도 양국의 우호협력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점은 푸틴 대통령이 출마하는 러시아 3월 대선 이후가 거론된다.
이외에 북러는 유엔에서의 상호 공조 방안과 미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공동 입장을 강조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은 예멘 후티 반군의 근거지를 폭격하며 중동 분쟁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돼 미중 갈등이 첨예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날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IRBM을 쐈다. 탄도미사일 도발로는 올해 들어 처음이자,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27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오후 2시 55분 평양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추정 1발을 포착했다"며 "약 1,000㎞ 날아가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가동해 북한 미사일을 추적, 감시했다.
IRBM의 사거리는 4,000㎞ 안팎으로, 평양에서 3,400㎞ 떨어진 괌 미군기지를 겨냥할 수 있다. 북한은 2017년 8월 화성-12형 IRBM을 앞세워 "괌의 미군기지를 포위타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지난해 11월에는 신형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의 지상 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올해 주일기지, 괌 기지 등 미군의 태평양 주요 군사기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IRBM 기능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공조 차원에서 대만 선거 결과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무력시위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