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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두 배 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중소 수출 기업부터 보호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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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두 배 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중소 수출 기업부터 보호 나서야"

입력
2024.01.14 18: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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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출기업 "당장 문제없어, 사태 장기화 우려"
"중소 수출기업은 곧바로 영향, 우선 보호 나서야"

뉴스1

뉴스1


홍해~이집트 수에즈 항로 위기가 고조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미국 유조선 나포가 이어지면서 국제 해상운임 지수가 한 달 새 두 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기업은 당장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소 수출기업은 단기 해상운임 상승에 곧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부가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유럽과 미국 서해안을 오가는 화물노선 운임을 나타내는 글로벌 물류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일 기준 2,206.03으로 지난달 초(12월 1일 1,010.81)보다 두 배 이상 치솟았다.

특히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화물선 공격과 미군의 반군 거점 공습으로 긴장감이 높아진 홍해~이집트 항로의 해상운임 증가세가 가파르다. SCFI에 따르면 상하이~유럽 항로 컨테이너 운임은 12일 기준 1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103달러로 지난달 1일(1TEU당 851달러)보다 3.6배나 올랐다.

최근 이란이 미국 유조선을 나포한 오만만을 포함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상하이~중동 항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CFI에 따르면 이 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은 1TEU당 2,224달러로 지난달 1일(1TEU당 1,152달러) 대비 1.9배 상승했다.



홍해~이집트 항로의 경우 최근 국내 최대 국적 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우회 항로인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항로에 임시 화물선 네 척을 추가 배정했다. HMM은 이르면 15일 부산항을 떠나는 추가 투입 컨테이너선이 출발 보름여 뒤 국내 입항하는 상황을 지켜본 뒤 더 보낼지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주로 중동산 석유와 광물을 싣고 나오는 유조선이나 화물선은 마땅한 대체 항로가 없다. 미국 유조선이 나포된 오만만을 경유하지 않고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주요 수출 기업 "운송 장기 계약, 현지 공장도 있어"

현대자동차가 2020년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하기 위해 '글로비스 슈페리어'호에 선적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2020년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하기 위해 '글로비스 슈페리어'호에 선적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국내 주요 수출 기업들은 당장 차질은 없다고 했다. 장기 계약으로 단기 운임 상승의 영향을 덜 받고 현지 공장 생산 물량도 있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등 운송 화물선은 장기 계약을 해서 물류비 증가가 없다"며 "유럽 현지 공장에서 한국, 동남아 등에서 부품을 받아 가전제품 등을 조립·생산하지만 재고가 충분해 당분간 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도 없다"고 밝혔다. 이집트·폴란드 공장이 있는 LG전자 측도 "홍해 사태 초기에 현지 재고를 늘렸다"며 "운송 가격이 오르거나 기간이 길어진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수출 물량을 주로 맡는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차량 운반선을 3~5년 장기 계약해 단기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해~수에즈 항로를 운항하는 일부 차량 운반선은 해양수산부 권고에 따라 남아공 희망봉 항로로 돌아서 가고 있다. 현대차·기아 측도 "수출 차량 운송 기간이 늘었지만 현지 공장에서 유럽 수요뿐 아니라 중동 수요 일부도 맡고 있어 큰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차전지 업계는 유럽 현지 공장에서 현지 수요를 대부분 감당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이 유럽 수요를 충당하고 중국에서 유럽 공장으로 소재를 보낼 때는 육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온도 "헝가리 공장이 현지 수요를 충당하고 소재 재고량도 넉넉해 당장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선복 부족 가시화할 것, 기업 작을수록 영향 커"

알레이버크급 유도탄 구축함 USS 카니호가 지난해 10월 18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알레이버크급 유도탄 구축함 USS 카니호가 지난해 10월 18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국내 통상 전문가들은 당장 중소 수출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아직 선복(선박 내 화물을 실을 공간) 부족은 없지만 점점 (영향권이) 가시화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수출입 물량이 크지 않아 단기 요금에 의존한다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 시작된 해상운임 인상 전 기존 운임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해 2월 이후까지 계속된다면 정부에서도 물류비 지원이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중소 화주의 선복 공간 확보를 집중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이윤주 기자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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