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피 4.9% '뚝'
"당분간 2,500선 지지권"
개인은 증시 낙관... 빚투↑
연초 막연한 낙관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가 자취를 감췄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조정 장세가 강해지면서 코스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출발을 기록했다.
12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6% 하락한 2,525.05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첫날인 2일 0.55% 상승 마감한 뒤로 줄곧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그 결과 올해 첫 9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종가(2,655.28) 대비 4.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가 금융위기 늪에 빠졌던 2008년 연초 -6.05%의 낙폭을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크게 내린 것이다. 첫 9거래일 상승 흐름을 보였던 2021년 초(+9.62%)나 지난해 초(+5.75%)와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기관 투자자의 거센 매도세 속 개인이 홀로 물량을 받아내는 모습이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10개 대형주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는 2일 종가 기준 7만9,600원까지 오르며 8만 전자를 눈앞에 뒀지만 이날 7만3,100원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28일 대비 하락률은 -6.88%에 이른다. 2위 SK하이닉스 주가도 올해 들어 5.23% 하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3.39%), 현대차(-8.6%), 포스코홀딩스(-10.21%) 등 대부분이 줄줄이 내렸다.
시장에선 지난해 11, 12월 두 달 동안에만 코스피가 16.56% 급등하는 등 숨 가쁜 랠리를 이어온 데 대한 반작용으로 약세장이 나타났다고 본다. 정점에 달했던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올해 고용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물가 지표가 반등하면서 일부 되돌림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표주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면서 증시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발 불확실성에 실적 불안까지 가세해 1, 2월 코스피는 2,460~2,500선에서 지지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개인투자자는 조정 국면을 오히려 기회로 보고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빚투(빚내 투자)’도 슬그머니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1,319억 원으로, 지난해 10월 23일(18조2,269억 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복귀했다.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고 아직 갚지 않은 투자자가 다시 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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