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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000명 앞에 선 CES 3년 개근생 정기선 "이번엔 건설 기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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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000명 앞에 선 CES 3년 개근생 정기선 "이번엔 건설 기계 혁신"

입력
2024.01.12 07: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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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인 중 유일 CES 2024 기조 연설
사우디 정부 관계자 직접 발표 나서 눈길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HD현대그룹 제공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HD현대그룹 제공


HD현대 키노트? (위쪽으로 손짓하며) 레벨 파이브(5층)


10일 오전 8시 50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의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정기선 HD현대 그룹 부회장의 기조연설(Key Note Speech)장. 행사 보조 진행 요원들은 하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장소를 묻는 질문을 받은 터라 마치 로봇처럼 계속 "5층"이라고 외쳤다. 주최 측이 준비한 좌석은 1,800개 정도였지만 2,000명 가까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미래형 모빌리티 같은 인기 전시물도 없는 딱딱하기 그지없는 중공업·건설기계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설을 들으러 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관람객 중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정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 전무도 눈에 띄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 스타일의 걸그룹 우주소녀의 멤버 다영은 많은 이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그는 지난해 유튜브 콘텐츠로 굴착기 면허증을 딴 후 HD현대의 건설기계 브랜드 '디벨론(DEVELON)'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젊은 리더'(Young Leader)를 소개합니다!"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첫 인사로 관중을 향해 크게 팔을 벌려 "좋은 아침입니다, CES"(Good Morning, CES)" 라고 말하고 있다. 무대 앞에 자리를 가득 메운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 찍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라스베이거스=강희경 기자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첫 인사로 관중을 향해 크게 팔을 벌려 "좋은 아침입니다, CES"(Good Morning, CES)" 라고 말하고 있다. 무대 앞에 자리를 가득 메운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 찍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라스베이거스=강희경 기자


오전 9시 행사가 시작되자 CES 2024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사피로 회장의 소개와 함께 정 부회장이 무대 중앙에 섰다. 검은색 터틀넥 니트에 베이지색 재킷, 안경을 쓴 그는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조선 기업으로서 해양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소개했다"며 "올해는 인류 문명의 토대를 마련한 건설 산업의 근원적 혁신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육상 비전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얘기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HD현대는 2022년부터 3년째 CES에 참가 중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기조 연설자에 이름을 올렸고 전자 관련 회사가 아닌 기업의 인사 중에서는 첫 사례이다.




정 부회장은 "건설 산업은 인류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기술과 혁신에 있어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인다"며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건설 산업의 근원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를 위해 그는 ①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확보 ②생산성 향상을 위한 무인 자율화 ③에너지 밸류체인 구축과 탈탄소화3대 혁신 목표를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HD현대가 개발 중인 솔루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기반의 장비 제조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도 강화해 건설 기계 업계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생태계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가 HD현대와 끈끈함 강조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HD현대 전시장에 운전석을 없앤 자율주행 굴착기가 전시돼 있다. HD현대그룹 제공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HD현대 전시장에 운전석을 없앤 자율주행 굴착기가 전시돼 있다. HD현대그룹 제공


이날 정 부회장 외에도 세계 로봇 분야 석학으로 손꼽히는 그라비스 로보틱스 마르코 후터(Marco Hutter) 창업자가 나서 HD현대가 자율형 4족 보행 로봇 기술을 적용해 연구·개발(R&D) 중인 자율주행 굴착기의 사례와 건설 장비 로봇의 미래 발전 모습 등을 소개했다.

실제 HD현대는 CES 2024 행사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전시관을 열고 자율 주행 굴착기를 전시하고 있다. 이 굴착기는 운전자가 앉는 공간이 없고 자율주행으로 공사를 실행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작업자나 장애물을 스스로 인지해 안전사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실현해 줄 대표 선수라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에 있는 장비 운전자가 원격 조종으로 독일 공사장의 장비를 운영하는 시스템도 공개돼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 HD현대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구글 클라우드의 필립 모이어(Philip Moyer) 부사장도 이날 생성형 AI를 활용한 협업 과정을 공개했다. 특히 가다 알라무드(Ghadah Alhamoud)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자원부 국제관계 자문위원이 무대에 올라 '사우디 비전 2030'의 과정에 HD현대와 어떤 협업을 하는지 등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알라무드 위원의 발표 내용은 세밀한 부분까지 사우디 정부의 공식 확인을 받은 내용으로 (대형 수주 등 사우디 정부와의 긴밀한 협업은) 매우 실현 가능성 높은 내용"이라고 귀띔했다.


라스베이거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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