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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난동에 '통제 불가' 에콰도르...TV 생방송 중 총기 위협, 경찰 납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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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난동에 '통제 불가' 에콰도르...TV 생방송 중 총기 위협, 경찰 납치도

입력
2024.01.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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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괴한 TV방송국 침입해 인질극
비상사태 선포 하루 만 총격 잇따라
갱단 두목 또 탈옥 "나라 전체 혼란"

9일 에콰도르 과야킬에 있는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총기를 들고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했던 괴한들이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찬 채 바닥에 누워 있다. 에콰도르 경찰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9일 에콰도르 과야킬에 있는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총기를 들고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했던 괴한들이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찬 채 바닥에 누워 있다. 에콰도르 경찰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갱단 두목이 탈옥해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된 에콰도르의 치안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무장 괴한들이 TV 생방송 도중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는가 하면, 각지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범죄자들의 탈옥이 잇따르고 경찰까지 납치되는 등 온 나라가 무법천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현지 언론과 미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 있는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10여 명의 무장 괴한이 들이닥쳤다. 두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뉴스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에 뛰어들어가 방송 진행자 등 직원들에게 총구를 겨눴다. 현장에선 총성과 "쏘지 말라"는 외침이 뒤섞였고, 겁에 질린 직원들은 바닥에 엎드리거나 주저앉았다. 이 급박한 상황은 그대로 생중계됐다.

괴한들은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에게 자신들을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려고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에콰도르 경찰은 현장에서 괴한 13명을 체포했고, 총기 4정과 수류탄 2개 등을 압수했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방송국 직원들이 부상을 입었다. 노보아 대통령은 '내부 무력 충돌' 상태임을 선포하는 긴급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사건은 노보아 대통령이 최근 치안 불안과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악명 높은 마약 갱단 로스 초네로스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의 탈옥 이튿날인 8일 60일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경찰과 군 3,000명 이상을 배치하며 강력한 치안 유지를 지시했다. 주민들에겐 야간 통행 금지를 명령했다. 마시아스는 마약 밀매, 살인, 조직 범죄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고, 유력 대선 후보 암살 지휘 의혹도 받고 있는 인물이다.

9일 에콰도르 TC텔레비시온 스튜디오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위협을 가하자 사람들이 방송국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과야킬=AFP 연합뉴스

9일 에콰도르 TC텔레비시온 스튜디오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위협을 가하자 사람들이 방송국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과야킬=AFP 연합뉴스

하지만 이에 반발한 범죄 조직들의 폭력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9일 새벽 쿠엥카에 있는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선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사상자는 없었지만 사키셀라 대법원장은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도심 곳곳에선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마찰라와 키토에선 경찰관 7명이 괴한들에 납치됐다.

수감자 탈옥도 계속됐다. 디아나 살라자르 검찰총장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수감됐던 '로스 로보스' 갱단 지도자 추정 인물 파브리시오 콜론 피코와 함께 38명의 수감자들이 탈옥했고, 이 가운데 12명이 체포된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NYT는 "에콰도르 전국 36개 교도소 중 4분의 1이 갱단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강력한 갱단 지도자가 탈옥한 뒤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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