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에 총 겨누는 장면 생중계... 13명 체포
비상사태 하루 만에... 대법원장 집 앞 폭발도
9일 에콰도르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총기를 든 괴한들이 난입해 직원들을 위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콰도르의 치안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무장 괴한들이 TV 방송국에 난입해 총을 쏘는 장면이 고스란히 생중계됐고, 대법원장 자택 앞에선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까지 일어났다.
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현지 언론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 있는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10여 명의 무장 괴한이 침입했다. 두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뉴스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에 뛰어 들어가 방송 진행자와 스태프 등에게 총구를 겨눴다. 현장에선 총성과 "쏘지 말라"는 외침이 뒤섞였고, 직원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바닥에 엎드리거나 주저앉았다.
사건을 보고받은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즉시 '내부 무력충돌' 상태임을 선포하는 긴급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폭력 집단 제압 작전을 수행하도록 군대 등에 명령한다는 내용이다. 에콰도르 군과 경찰은 현장에 급파돼 진압 작전을 펼쳤고, 관련자 1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노보아 대통령이 최근 치안 불안과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악명 높은 에콰도르 마약 갱단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의 탈옥 이튿날인 8일 집회 및 야근통행 등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60일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폭력의 물결은 계속됐다. 9일 새벽 쿠엥카에 있는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선 폭발 사건도 일어났다. 사상자는 없었다. 사키셀라 대법원장은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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