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주 구미 이어 안동에서도
24시간 365일 소아청소년 진료
인접지역 물론 서울 부산서도 찾아
의료진 부족 야간진료 중단했다
지자체 적극적 지원으로 재개…
감기에도 원정진료 불편 사라져
경북지역 지자체와 지역 병원이 손잡고 24시간 365일 영유아 응급진료체계를 잇따라 구축하고 나섰다. 대도시보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경북지역에서 주말ᆞ공휴일이나 한밤중에 아이가 보채면 발을 동동 구르던 엄마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경북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소아 환자는 전체 응급실 환자의 3분의 1가량으로 그 비중이 높다. 특히 한 살, 한 살 연령에 따라 그 증상도 다르다. 어른과 달리 사용 장비도 다른 의학적 특성으로 전문화된 진료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응급실(센터)에 응급의학과전문의뿐 아니라 별도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간호사 등이 상주해야 하지만,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인구 240만 대구도 응급실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곳은 대구ᆞ경북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칠곡경북대병원뿐이다. 다른 상급종합병원은 소아 응급환자가 오면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이 진료하다 퇴근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호출하거나 칠곡경북대병원으로 전원 하는 게 일반적이다. 야간진료를 하는 ‘달빛병원’도 없는 경북에선 대구는 물론 울산, 부산 등으로 원정진료를 가는 일도 다반사였다.
물꼬는 2017년 포항시가 트기 시작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비 지원 공모로 포항 성모병원에 365일 24시간 소아응급실 진료를 시작했다.
이어 2019년 3월부터 경주시가 시장 공약사업으로 동국대경주병원에 '24시간 영유아 응급진료센터'를 설치했다. 3년 전 의료진 부족으로 야간 소아응급환자 진료 중단 3년 만이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야간이나 공휴일에 갑자기 아이가 아프면 이웃 포항시나 대구, 경남 양산부산대병원까지 원정진료를 할 정도였다”며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1월엔 ‘아이 중심 가족친화도시’를 천명한 구미시가 순천향대 구미병원에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 새해 들어선 안동시도 가세해 안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24시간 365일 소아청소년 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경북 동남쪽에서 시작해 경북 중부, 북부권까지 권역별 연중 진료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이들 소아청소년 진료센터는 모두 일반응급실에 소아청소년만 진료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과 3, 4개의 전용 병상, 보호자 대기공간 등을 확보했다. 의료진도 기존의 외래진료와 별도로 전담 전문의와 간호사 등을 신규 채용했다. 포항 성모병원과 동국대병원은 4명, 안동병원 3명,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6명의 전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두고 있다.
이는 병원과 함께 지자체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 덕분이다. 포항 경주 안동시는 연간 6억~8억 원, 구미시는 올해 11억 원이나 지원한다. 경북도도 이들 4개 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에 올해부터 3억 원씩 총 15억 원을 지원한다. 병원도 자체적으로 5억~6억 원정도 추가 부담을 하고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구미시 등에 따르면 순천향대 구미병원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진료한 소아청소년은 약 9,000명에 달한다. 초기엔 월 400명 내외이던 것이 갈수록 늘어 월 1,000명에 육박했다. 구미지역이 68%로 가장 많았지만, 인접한 김천 칠곡 상주 문경은 물론 최근에는 서울 경기 부산에서도 찾아오는 일도 있다. 내원 환자의 대부분이 단순 고열이나 복통 등 위장장애, 감기가 차지했다. 포항 성모병원은 연간 1만 명 이상 찾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지역 엄마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휴일이나 한밤중 아이가 아플 때 갈 병원이 없다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소아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보건정책”이라며 “중증응급환자 전원 네트워크와 응급실 운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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