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시스템 문제로 심각한 연료 손실 발생”
아폴로 17호 이후 51년 만의 달 탐사로 주목
미국의 민간 무인 달 탐사선 페레그린이 발사 수시간 만에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기존 임무 수행이 불투명해졌다. 민간기업으로선 사상 처음으로 달 착륙에 도전하려는 시도가 또다시 좌초 위기에 빠진 것이다.
페레그린 개발사인 미국 우주 기업 애스트로보틱은 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추진시스템 문제로 연료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현재 어떤 대체 임무 수행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18분 페레그린은 미 플로리다주(州)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달 표면 구성과 방사능을 조사할 과학 기구를 싣고 이륙했다. 당초 계획은 다음달 23일 달 앞면 ‘폭풍의 바다’ 동북쪽의 용암지대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하는 것이었다. 향후 우주비행사들의 달 여행을 위한 사전 정보 수집이 임무였다.
하지만 출발부터 불안했다. 애스트로보틱은 발사 이후 약 7시간 만에 탐사선의 태양광 패널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현상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탐사선 배터리 충전을 위해선 패널이 태양 쪽을 바라보고 지속적으로 햇빛을 공급받아야 한다. 이에 기술팀은 패널이 태양을 향하도록 탐사선을 틀어 문제를 해결했다. 애스트로보틱은 “다시 배터리 충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성공을 알렸다.
그런데 다음에는 연료 문제가 발견됐다. 추진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연료가 새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애스트로보틱은 “현재 연료 소모량으로 볼 때 탐사선은 대략 40시간 동안 태양을 바라보는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목표는 탐사선이 힘을 잃기 전에 가능한 한 달에 가깝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임무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이번 발사는 미국이 1972년 12월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51년 만에 재개하는 달 탐사이자, 사상 첫 민간기업의 달 착륙 성공 도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앞서 2019년과 지난해 이스라엘과 일본도 민간 달 탐사선을 보냈지만 모두 월면과 충돌하면서 실패했다. 다음 달 중순에는 미국의 또 다른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이 달 착륙선 ‘노바-C’를 쏘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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