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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말 아끼는 '달변' 한동훈... 이틀 연속 질의응답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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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말 아끼는 '달변' 한동훈... 이틀 연속 질의응답 패싱

입력
2024.01.09 17: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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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시절엔 취재진과 문답 적극 활용
공관위원 인선도 침묵 배경...'실세 의원 내정설'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충북 단양군 구인사 광명전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법회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 단양=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충북 단양군 구인사 광명전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법회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 단양=뉴스1

달변가로 통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준비된 발언 이외에 부쩍 말을 아끼고 있다. 공천관리위원 인선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메시지의 강도를 높이려 빈도수를 줄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장관 시절엔 취재진과 문답 적극 활용

한 위원장은 9일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인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아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기념 봉축 법회에 참석했다. 봉축사에서는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조기 퇴영한 외국인 스카우트 대원 1,500여 명을 수용해 3박 4일간 숙식과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에 각별한 감사를 표했다. 한 위원장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발휘되는 선의의 동료 의식이 우리 사회를 더욱 성숙하게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해 여름 바로 이곳 천태종의 구인사가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기다리던 취재진 수십 명의 질의응답 요청을 애써 외면하며 현장을 떠났다. 당 공보국이 전날 취재 신청을 받아 버스를 대절한 공식 행사였지만 준비된 발언만 소화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강원도당 신년인사회 이후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과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취재진과 문답을 대국민 메시지 전달 창구로 적극 활용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회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난달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회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건희 특검법이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민감한 원내 현안과 관련해 말을 아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간 적극적으로 소신을 밝히며 속시원한 이미지로 각인됐지만, 그에 따른 여론의 피로감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뛰어난 정치인도 자주 노출되면 신선함이 떨어지고 말 실수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장기전을 치러야 하는 만큼 메시지 총량 관리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공관위원 인선도 침묵 배경...'실세 의원 내정설'도

임박한 당 공천관리위원 인선도 침묵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정영환 고려대 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공관위원(최대 9명) 발표가 남아 있다. 선거 90일 전까지 공관위를 구성해야 하는 당헌에 따라 11일 이전에 인선을 마칠 전망이다. 관행상 공관위원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장동혁 사무총장 이외 현역 의원 중 누가 공관위에 합류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당내에는 정권 '실세 의원'의 공관위원 내정설이 퍼졌다. 이럴 경우 총선 공천을 둘러싼 '윤심'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비영남권 재선 의원은 "현역 의원 가운데 누가 공관위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공천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에도 현역 의원 공관위원의 공천 영향력이 막강했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공관위에서는 당시 3선 의원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공관위원이 공천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성택 기자
나광현 기자
배시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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