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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성 다한증' 때문에 수술이 두려우세요?

입력
2024.01.07 18: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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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보상성 다한증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양손을 동시에 수술하지 않고 한 손씩 순차적으로 수술하는 방법이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보상성 다한증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양손을 동시에 수술하지 않고 한 손씩 순차적으로 수술하는 방법이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 다한증을 수술로 치료하기 시작한 것은 필자가 의사가 돼 인턴, 전공의를 하던 1990년대 중반이었다. 수술로 치료한 지 이제 30년이 돼 초창기 부작용은 상당히 줄었지만 아직 완전히 극복된 건 아니다.

‘흉부교감신경절제술’ 수술 후 가장 문제 되는 부작용은 보상성 다한증이다. 수술 전에는 땀이 나지 않았던 가슴에서 허벅지 사이 몸통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교감신경수술학회(ISSS)에서 각 나라에서 시행되는 수술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후유증을 줄이는 바람직한 수술법을 찾는다.

얼굴·머리에 생긴 다한증은 2번 늑골 부위 교감신경 줄기를 절단한다. 이럴 때에는 보상성 다한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가 적지 않다. 30년 전에는 손 다한증 치료를 위해 2번 늑골 부위를 절제했기에 보상성 다한증이 심했고, 점차 수술 부위를 바꿔 3번 늑골 부위를 거쳐 지금은 4번 늑골 부위를 절제하는 게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경우 보상성 다한증은 강도가 아주 약해지고 대신 손에는 일반인과 비슷하게 땀이 난다. 쉽게 말해 수술하기 전에 손에 땀나는 양이 100이라면 수술한 뒤에는 평균 10~15 정도로 적어진다. 하지만 보상성 다한증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편하다고 느끼는 환자가 없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몇 가지 노력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양손이 아닌 한 손만 먼저 수술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양손을 동시 수술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부작용에 훨씬 더 예민한 일본에서는 주로 쓰는 손만 우선 수술할 때가 많다.

이 경우 보상성 다한증이 현저히 줄고 한 손 수술만으로도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좋아져 80% 정도가 만족한다. 20% 정도에게서 다른 손도 수술한다. 순차적으로 수술하면 양손을 동시에 수술하는 것보다 보상성 다한증이 경미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한 손만 먼저 수술하는 방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수술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교감신경절이 통통해 눈으로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교감신경줄기와 교감신경절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을 때가 많고 해부학적 변이가 많아 교감신경절을 정확히 절제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흉부교감신경절단술이 많이 시행된다.

이럴 때 주로 4번 늑골 상연의 교감신경줄기를 절단하는데, 교감신경줄기가 절단됐는지 교감신경절 기능을 잃었는지 여부에 따라 보상성 다한증에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교감신경줄기 절단술보다 교감신경절을 정확히 찾아내 교감신경절제술을 시행하면 보상성 다한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외래 진료 때 보상성 다한증이 걱정돼 수술을 미루고 있다는 환자들을 적지 않게 본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20~30년 전 시행했던 수술로 인해 보상성 다한증이 심했다는 후기를 보고 겁이 나 수술을 꺼리는 환자가 많다. 이런 환자는 최근 작성된 수술 후기 위주로 살펴보기를 바란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4번 늑골 부위 흉부교감신경절단술과 한쪽만 먼저 수술하는 방법, 정확한 교감신경절제술 같은 최신 수술법도 나와 있기에 지레 겁먹고 치료를 미루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하기를 권한다.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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