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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류준열 "최대한 늦게 철들고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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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류준열 "최대한 늦게 철들고파" [인터뷰]

입력
2024.01.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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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외계+인' 2부 무륵 역으로 열연
김태리·김우빈과의 친분 언급

류준열이 '외계+인' 2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제공

류준열이 '외계+인' 2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제공

배우 류준열은 다소 이상하게 느껴질 법한 말을 했다. "최대한 늦게 철들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잘못 말한 것일까 싶어 그의 입을 쳐다봤지만 류준열은 다시 한번 힘을 주어 "주름은 펴면 되지만 철든 건 돌이키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철들면 못하는 게 생기는 듯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류준열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외계+인' 2부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준열은 도사 무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동훈 감독의 열정

류준열이 '외계+인' 2부로 호흡을 맞춘 최동훈 감독을 언급했다. CJ ENM 제공

류준열이 '외계+인' 2부로 호흡을 맞춘 최동훈 감독을 언급했다. CJ ENM 제공

2022년의 '외계+인' 1부는 대중의 강한 호불호 속에서 154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던 작품이다. 최동훈 감독의 명성과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등 화려한 출연자 라인업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실이었다. 결말이 아쉽다는 평도 많았는데 류준열은 "'외계+인' 2부를 보고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가 이거구나'라고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작품이 사람의 만남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로 꽉 채워졌다는 그는 관객들에게 빠르게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최동훈 감독이 현장에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류준열은 "한 우물만 파는 사람 같기도 하다"는 말로 자신의 시선에서 바라본 최 감독의 모습을 떠올렸다. "늘 영화 얘기를 하고 아는 것도 많으시죠. 댁에 가보면 벽에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책이 빽빽합니다. 책을 훑어보면 본 건지 그냥 꽂아둔 건지 알 수 있잖아요. (책에) 일관성이 있고 이야기가 흥미로운 작품이 많더라고요. 감독님이 훌륭한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사에 대한 애정, 열정이 계속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해야 이 정도까지 될 수 있구나'라고 몸소 느끼죠."

호흡 맞춘 김태리·김우빈

류준열이 김우빈 김태리와의 친분을 드러냈다. CJ ENM 제공

류준열이 김우빈 김태리와의 친분을 드러냈다. CJ ENM 제공

류준열은 늘 그렇듯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 그는 "책임감이라고 하는 게 '있다' '없다'보다 '얼마나 갖고 있느냐'의 문제인 듯하다. 시간이 지나고 작품을 많이 할수록 무게가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어디까지 늘어날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계+인' 2부의 배우들은 무거운 짐을 가진 류준열에게 온기를 전했다. 류준열은 충무로에서 따뜻한 심성으로 유명한 배우들이 여럿 모였다면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김태리와는 사석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류준열은 "이러한 부분이 영화에 묻어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했을 때 좋은 호흡이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단다. "개인적 이야기를 나눌 때 조롱과 비웃음이 난무한다"는 말에서는 김태리와의 깊은 친분이 묻어났다. 류준열은 김우빈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우빈씨가 먼저 다가와 주기도 하고 애틋하게 챙겨줬다. 손을 내밀어주고 아팠던 이야기 등 마음속 깊숙이 있는 얘기들을 해주니 느끼는 것도 많고 공감도 됐다. 인간적으로 동료가 되는 느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류준열의 목표

류준열이 목표를 밝혔다. CJ ENM 제공

류준열이 목표를 밝혔다. CJ ENM 제공

'외계+인'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류준열은 뻔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곤 했다. 실제로 그는 "달라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역할도 얘가 하면 다르지 않을까'라는 믿음을 주고 싶단다. 류준열은 "감독님이 생각하신 무언가를 그대로 하면 어떤 의미에선 잘못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그린 걸 그대로 했다'는 게 칭찬일 수 있지만 난 배우로서 아쉬울 듯하다. '난 이런 걸 생각했는데 얘는 전혀 다른 걸 갖고 와서 보여줬다. 그런데 그게 너무 좋다'고 하는 게 최고의 칭찬이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류준열의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류준열은 자신이 철들고 있는 듯해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절대 철 안들어야지' 마음먹고 사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괜히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괜히 주저하고 고심하는 순간이 많아졌다"고 했다. 철이 들면 쉽게 못 하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단다. "'그때만 할 수 있는 것'의 '그때'가 끝나는 시기를 늦추고 싶다"는 이야기는 철 안 든 류준열의 활약이 오랜 시간 이어지길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의 새해 목표는 단순한 듯 어렵다. "'새로운 걸 하려고 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좋은 것들,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잘 유지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이미 갖고 있는 것도 좋은 듯하니까요."

'외계+인' 2부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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