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측 언론 보도 후 '고용 승계 하겠다' 입장 선회
육아휴직 중인 KB국민은행 콜센터 여성 상담사들이 용역업체로부터 ‘육아휴직자 고용승계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상담사 240명이 집단 해고를 당했다가 고용승계가 이뤄져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일부 상담사는 출산을 앞뒀다는 이유만으로 재차 직장을 잃을 상황에 처한 것이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는 4일 서울 영등포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업체 고려휴먼스가 육아휴직자 및 육아기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한 상담사에게 고용승계 불가 통보했다”며 “대한민국 여성노동자로 고용불안 없이 일하고 싶다”고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콜센터 용역업체를 기존 6개에서 4개로 축소했다. 인공지능(AI) 상담 기술 발달로 전화 상담 건수가 줄어 인력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상담사 측은 대면 영업점이 줄어 콜센터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은행이 명확한 근거 없이 해고에 나섰다고 맞섰다. 지난해 은행권이 막대한 이자 수익을 거두고도 비정규직을 자르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KB국민은행과 새로 용역계약을 맺은 고려휴먼스와 KS한국고용정보는 상담사 240명 고용승계에 합의했다. 하지만 고려휴먼스는 육아휴직 및 육아기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 중인 상담사 8명에게 “고용승계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육아휴직자는 해당 회사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해야 자격이 생기는데, 이들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노조는 “출산을 앞둔 휴직자들이 갑자기 퇴사하거나 정상 출근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반발했다. 김현주 노조 지부장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계속하면 육아휴직이나 육아기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더라도 고용승계를 해줘야 한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이라며 “회사에 이런 내용을 전달했는데도 일방적 해고와 출근 중에 선택을 하라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고려휴먼스는 '육아휴직자 고용승계 배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고용승계를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노조 관계자는 "고려휴먼스가 육아휴직자와 육아기근로시간 단축 상담사 전원에 고용승계 방침을 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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