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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확산의 방파제 인도

입력
2024.01.05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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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네타냐후 총리 엑스 캡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네타냐후 총리 엑스 캡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세계가 종교 갈등으로 양분되고 있다. 세계 지도에서 이슬람권을 살펴보면, 인도를 중심으로 서쪽은 강성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들이 많고 종교 테러와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반면 동쪽으로는 이슬람 성향이 약한 국가들로 종교 분쟁이 적다.

12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동남아는 힌두교가 주류였다. 그 이후 국왕들이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이슬람교가 확산되었다. 이런 이유로 동남아 국가들의 불교사원과 힌두사원들은 두 종교의 색채가 겹쳐, 불교사원인지 힌두사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인도에서도 이런 현상은 흔하게 찾아볼 수가 있다. 13세기부터 이슬람 제국이 인도 아대륙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힌두교 사원 파괴와 개조를 통해 이슬람 사원으로 급조했기 때문이다.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 흔적들로 인하여 지금까지 종교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19세기 인도 아대륙을 무굴제국이 장악하고 영국 식민지가 되면서 종교 분쟁은 줄어들었다.

영국 식민지가 종식될 때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분리되고, 서파키스탄과 인도로 반강제적으로 나뉘면서 더 이상 두 종교가 상존할 수 없을 정도의 분쟁을 겪었다. 이후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인도가 지원하여 이슬람 문화의 동방 확산은 막았지만 분쟁은 오늘날까지 쉴 날이 없다. 2008년 뭄바이 타지마할 호텔에서 인도판 9·11테러, 2010년 아요디아 사원에서 힌두교와 무슬림 유혈 충돌로 2,000여 명이 사망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선언을 했다. 그 이전까지 중립 또는 팔레스타인을 암묵적으로 지지했던 노선과는 전혀 다른 선택이다.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힌두와 이슬람 간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사실 미국은 절대적으로 인도가 필요하다. 인도 북쪽의 중국을 견제하고, 서쪽으로부터 유입되는 강성 이슬람을 저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인도가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동남아에는 애당초 힌두와 불교문화가 존재하지도 못하고 이슬람화되었을 것이다. 동남아의 이슬람 국가들은 힌두 또는 불교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상태에서 이슬람교가 들어왔으나, 강한 인도의 문화로 인하여 극우 이슬람 세력이 자리를 잡지 못하였다. 그 대신 민주주의가 자리 잡았다. 결과적으로 인도는 이슬람 문화를 갈라 치게 하는 분수령이며, 현재 서방과 이슬람 대립의 방파제가 된 것이다.


이순철 부산외국어대 인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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