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선거권 박탈' 첫 결정 내린 주 대법원
경찰, 범행 동기 조사 중… "트럼프 사건과 무관"
극렬 트럼프 지지자들은 주 대법관들 살해 위협
트럼프 "메인주 결정은 재량권 남용" 이의 소송
미국 콜로라도주(州) 대법원 청사에 40대 남성이 침입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2일(현지시간) 발생했다. 현재로선 정치적 의도나 배경이 없는 듯하다는 게 경찰 판단이지만, 콜로라도 대법원은 2주 전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결정을 처음 내린 곳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콜로라도 대법관들이 신변 위협까지 받고 있는 터라, 이번 사건이 '트럼프 극렬 지지 세력'의 폭력을 유발하는 방아쇠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시간 후 자수로 '상황 끝'... 인명 피해는 없어
미국 CNN방송·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5분쯤 콜로라도 덴버 시내에 있는 주 대법원 옆에서 자동차 충돌 사고가 났다. 운전자인 브랜든 올슨(44)은 상대편 운전자에게 총을 겨누더니 돌연 대법원 건물 창문에 총을 쏘고 내부로 들어갔다. 당시 비무장 상태의 경비원을 위협해 열쇠를 빼앗은 올슨은 7층으로 올라가 총기를 난사했고, 복도 계단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다만 약 2시간 후인 오전 3시쯤 911에 직접 전화해 자수하면서 상황은 종결됐다. 인명 피해도 없었다.
이목은 온통 올슨의 범행 동기에 쏠렸다. NYT는 "주 대법원이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 가담을 이유로 트럼프의 공직 피선거권을 박탈한 지 2주 만에 벌어진 총격 사건"이라고 짚었다. 앞서 콜로라도 대법원은 지난달 19일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주 경선 투표용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라는 명령을 주정부에 내렸다. '반란에 가담한 공직자는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규정된 수정헌법 14조 3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이후 이런 의견을 낸 대법관 4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의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법관 옷을 입은 쥐새끼들은 모두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글까지 극우 성향 웹사이트에 올라왔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총격과 최근의 (대법관 살해) 위협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올슨을 강도·절도·방화 혐의로 체포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메인주 국무장관도 테러 위협 '타깃'
경찰이 선을 그었음에도 콜로라도 대법원을 둘러싼 긴장은 여전하다. CNN은 "주 대법관들에 대한 구체적 위협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관련) 결정에 대한 단독 행위자 또는 소집단의 폭력 사태, 불법 행위의 위험은 남아 있다"고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경고했다.
이에 더해 지난달 28일 트럼프 전 대통령 경선 출마에 두 번째로 제동을 걸고 나선 메인주의 셰나 벨로즈 국무장관도 테러 위협의 타깃이 되고 있다. 집 주소가 유출된 데다, 휴가를 떠난 주말 사이 "벨로즈의 자택에 침입했다"는 거짓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메인주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케네벡카운티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소장에서 그는 "벨로즈 장관은 이 사안에 대해 사법적 관할권이 없고, 신뢰할 수 없는 증거로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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