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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폭염에도 라이더 안전 무관심… 배달플랫폼, 기상악화 매뉴얼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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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폭염에도 라이더 안전 무관심… 배달플랫폼, 기상악화 매뉴얼 갖춰야"

입력
2024.01.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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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 '배달안전 종합대책' 발표
입직 6개월 이내 라이더가 산재 70~80%
'라이더 자격제·대행사 등록제' 정책 요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 구교현(맨 왼쪽) 지부장 등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배달안전 종합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이더 자격제와 대행사 등록제의 필요성을 비롯해 최근 극심해진 기상악화에 대한 안전대책과 대응 매뉴얼 제작, 사회적 안전망 강화 등 과제를 정부에 제기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 구교현(맨 왼쪽) 지부장 등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배달안전 종합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이더 자격제와 대행사 등록제의 필요성을 비롯해 최근 극심해진 기상악화에 대한 안전대책과 대응 매뉴얼 제작, 사회적 안전망 강화 등 과제를 정부에 제기했다. 뉴스1

배달업 종사자 안전을 위한 규제가 없어 산재 발생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특히 '초보 라이더'에게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배달업 종사자는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급증해 2022년 상반기 기준 24만 명 수준에 이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는 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배달안전 종합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배달업 산재 승인 건수는 △2018년 31건 △2019년 163건 △2020년 376건 △2021년 947건 △2022년 1,855건 △2023년 상반기 1,006건으로 폭증세다. 종사자는 물론 산재 가입자 수도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산재를 입은 종사자의 70~80%는 입직 기간이 6개월 이내였다. 유니온은 "이륜차를 난생처음 타는 사람도 당장 배달업에 뛰어들 수 있게끔 아무런 규제가 없어 생기는 문제"라며 '라이더 자격제' 도입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안전교육 이수, 유상 보험 가입, 이륜차 면허 소지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후 배달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망을 두자는 것이다. 현재 배달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배기량 125cc 오토바이는 별도 이륜차 면허 없이 1종 보통 운전면허만 있으면 운행할 수 있고, 배달대행업체가 실시하게 돼 있는 법정 안전교육은 실제 업무와 동떨어진 내용에 교육 이수 여부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게 단체의 지적이다.

생활물류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을 준수하는 업체만 배달대행업을 하도록 '대행사 등록제'를 시행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유니온이 라이더 549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했더니, 대행업체와 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10명 중 4명(40.3%), 업체가 운전면허증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10명 중 3명(28.6%)꼴이었다.

2022년 국토교통부의 배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민·쿠팡·요기요 등 주문 중개형 플랫폼 업체는 37곳이지만, 실제로 라이더가 소속돼 각 지역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배달대행 영업점은 7,749곳에 달했다. 유니온은 "결국 배달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배달대행업체들이 준법 운영을 하지 않는 한 라이더의 안전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매년 심화하는 만큼 '기상악화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니온은 "플랫폼 업체들은 눈, 한파 상황에도 별다른 안전 조치 없이 프로모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쿠팡이츠플러스는 매일 매시간마다 처리 물량을 정하고 달성 못 하면 지사 관리비를 삭감하는 등 페널티를 주는 탓에, 수도권 폭설이 내린 지난달 30일에도 라이더들에게 근무를 독려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유니온은 지난해 여름 폭염·폭우 때도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서 "기상 악화 시 기상할증, 거리 제한, 주문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한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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