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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전쟁'으로 넘어간다는 이스라엘,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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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전쟁'으로 넘어간다는 이스라엘, 효과는 '글쎄'

입력
2024.0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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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여단 철수" 가자 북부서 '저강도 전투' 예고
'하마스 약화' 판단... 가자 국경 주민도 복귀시켜
가자 중남부선 공격 강화... "2024년 내내 전쟁"

이스라엘 군인들이 1일 가자지구 국경과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의 한 지역에 집결해 있다. 이스라엘군 탱크 위로 이스라엘 국기가 보인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1일 가자지구 국경과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의 한 지역에 집결해 있다. 이스라엘군 탱크 위로 이스라엘 국기가 보인다. 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를 중심으로 전투 강도를 낮추기로 했다. 대규모의 민간인 희생을 일으키는 무차별 공격·시가전에서 하마스 정밀 타격을 위한 저강도 전투로 군사 작전 초점을 바꾸라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 탓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스라엘군의 이 같은 전략 변경에는 '하마스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고강도 전투가 계속되면 이스라엘 경제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됐다.

하지만 가자지구 민간인이 겪을 '고통의 시간'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이 작전 강도를 낮추면서 장기전을 예고한 탓이다. 게다가 가자지구 중부·남부에 대한 공세도 강화됐다.

이스라엘, 일부 병력 철수… "저강도 작전 전환 시작"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 투입 병력 중 5개 여단을 몇 주에 걸쳐 철수시킬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2만 명가량이 빠지는 셈이다. 가자 북부 가자시티에선 탱크 철수 장면도 포착됐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작전 변경을 확인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IDF 일부 병력 철수와 관련, "미국의 권고대로 '저강도 작전'으로의 점진적 전환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직후 지중해에 급파한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포드호'를 곧 철수시킬 예정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1일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가자지구=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1일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가자지구=AFP 연합뉴스


"하마스 힘 빠졌다" 판단… 경제 부담 커질까 우려

이스라엘군의 이러한 움직임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마스가 힘을 잃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개전 후 가자지구 국경에서 7㎞ 범위 안에 있는 마을에 소개령을 내렸다가 일단 '4~7㎞ 이내 마을' 주민들을 복귀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게릴라전을 펴는 하마스를 상대하려면 고도로 훈련된 특수부대와 공병 위주의 전술이 더 유효하다고 봤을 수도 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의 산발적 교전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에 대비한 '병력 재배치'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투 수위를 낮추면 이스라엘 국내 경제 부담도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을 법하다. 이번 전쟁 장기화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2%로 예상되는 등 이스라엘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중앙은행이 4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4.75%→4.50%)한 것도 경기 부양 차원이다.

"다양한 방식 전투 계속"... 장기전 태세 돌입

다만 그럼에도 민간인 피해 최소화 등 국제사회가 바라는 효과가 곧장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에서 병력을 빼는 과정에서도 총성과 폭음은 그치지 않았다. 중부 알부레이즈·알마가지, 남부 칸유니스·라파 등에선 되레 오히려 공세가 강화됐다. 야론 핀켈만 IDF 남부군 사령관은 "전투는 다양한 방식, 강도, 형태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2024년 내내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장기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무엇보다 '하마스 섬멸·인질 구출'이라는 전쟁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또 이스라엘 국민 상당수는 '전쟁이 끝나는 대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로선 당분간 전쟁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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