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대통령, 브릭스 5개국에 서한
"현 정부, 이전과 기조 달라 부적절"
아르헨티나가 내년 1월로 예정돼있던 신흥 경제 5개국 협의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을 철회했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나시온에 따르면,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22일 브릭스 회원국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 “내년 1월 1일 브릭스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가입 시한을 열흘 앞두고 철회 통보 서한을 보낸 것이다.
앞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4)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은 극심한 경제난 타개를 위한 방편으로 브릭스 가입을 추진했다. 중국·브라질 등 정치적으로 가까운 정부와의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서방 경제 협력체에 맞서 외연을 확장하려던 브릭스 회원국들도 이런 움직임을 환영했다. 지난 8월 브릭스는 아르헨티나를 비롯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에티오피아의 회원국 가입을 승인했다.
당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가입을 환영한다”며 각별한 반가움을 표했다. 아르헨티나가 유일한 남미 가입국으로 참여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기존 정부 경제·외교 노선과의 단절을 선언한 밀레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전부터 브릭스에 부정적 견해를 표출해왔다. 대선 후보 시절 “공산주의와는 절연하겠다”며 중국·러시아 등에 거부감을 표한 연장선이다. 정부 출범 전인 지난 달 30일 디아나 몬디노(65) 외교부 장관 당시 내정자는 "아르헨티나는 브릭스 블록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한에서도 밀레이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제가 며칠간 집권한 현 정부 외교정책 기조는 이전 정부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전 정부에서 내린 일부 결정은 재검토될 것이며, 여기에는 브릭스 가입 실무위(해체)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이번 서한에서 “무역 및 투자 증가를 비롯 양자 관계 강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하는 브릭스 5개국과 완전히 결별할 수는 없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라나시온은 “밀레이 대통령은 브릭스 5개국에 정상회담 의향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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