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곧 '가자지구 통치계획' 첫 논의
미국 "안정화 단계" 거론… 국면전환 기대↑
내달 초 윤곽... 이스라엘 강경파 반발 변수
'저강도 전투 전환, 휴전, 포스트 하마스 체제 논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전개를 두고 여러 안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이스라엘이 공격 대상을 가리지 않는 고강도 전투에서 하마스 정밀 타격을 중심으로 한 저강도 전투로 전술을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다음 달 초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전제로 한 휴전 협상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건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이러한 안을 채택·실행하기까지 내부 강경파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도 상당하다.
미·이, '안정화 단계' 논의
미국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주요 군사 작전 이후로 이어질 '안정화 단계'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안정화 단계'라는 표현을 쓴 건 처음인데,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은 이를 '고강도 전투에서 저강도 전투로의 전환'으로 해석했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를 양산하는 무차별 폭격과 시가전을 중단하라'고 압박해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포스트 하마스' 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확대 내각 회의를 내년 1월 2일 소집했다는 소식도 이날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자체적으로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을 논의하는 건 지난 10월 7일 개전 후 처음이다. '명확한 전후 계획을 세우라'는 미국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상황을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인질 석방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인질 가족들에게 말했다.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은 100여 명 정도다. 이날 협상 중재국 중 하나인 이집트의 디아 라시완 국가정보부 국장이 "가자지구 평화, 안정을 위한 협상 뼈대를 관련 당사자들에게 제안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블링컨 중동 방문, 새 전기 맞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구체적 윤곽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과 주변국을 찾는 다음 달 5일 전후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이스라엘 강경파 반발은 논의의 진전을 막는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1월 2일로 예정된 확대 내각 회의도 당초 28일 진행할 예정이었다가 이스라엘 극우 정당인 '종교시온주의'의 반발로 미뤄진 것이다. 강경파들은 '저강도 전투 등으로의 섣부른 국면 전환은 하마스 제거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면 전환을 위한 논의 및 구상과는 별개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강공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중부 지역의 부레이즈·누세이라트 난민촌에 대피 명령을 내려 최소 15만 명이 내쫓기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인구 220만 명 중 40%가 '재앙적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분석도 나왔다. 가자지구 사망자는 28일까지 2만1,32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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