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공동 생산 등 군사 협력 계획
'미·러 중립' 다극화 외교 노선 택해
'서방 제재 품목' 러 원유 구매하기도
러시아가 인도와 무기 공동 생산을 포함한 군사 기술 협력을 구체적으로 진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인도 힌두타임스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면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제 질서 다극화를 지향하는 인도는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중립 노선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러시아 제재 행렬에 동참하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러시아산(産)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 서방과 달리, 인도는 구매량를 크게 늘리고 있다. 러시아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원유를 거의 사들이지 않던 인도가 최근엔 전체 수출량의 40%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양측이 발표한 군사 협력 계획 역시 인도의 ‘마이웨이’ 노선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은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민간 품목조차 판매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압박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또한 강화하는 추세다.
해피몬 제이콥 인도 자와할랄네루대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인도는 미국과 핵 협력 협정을 체결했지만, (원자력 발전을 위한) 원자로 설비는 러시아로부터만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있다"며 "에너지와 국방에서 러시아에 어느 정도 의존할 것"이라고 짚었다. 2008년 미국과 핵 기술 및 발전 연료 공급 협정을 맺었음에도, 정작 원자로는 러시아와 거래하는 등 균형 외교 노선을 유지해왔다는 지적이다.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군용 장비 공급업체를 다양화고자 하는 인도의 뜻을 존중한다"며 "이번 협력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회담에 의미를 부여했다. 자이샨카르 장관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내년에 만날 것으로 매우 자신할 수 있다"며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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