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원도 연 1%대 금리로 5억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길잡이

내년 1월 29일 시중은행서 신청
1주택자도 특례대출로 대환 허용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무주택 가정은 최저 1.2% 금리로 최대 5억 원까지 주택구입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그간 나온 정책 대출상품 중 조건이 가장 좋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신생아 특례대출 방안을 확정해 내년 1월 29일부터 대출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정부는 8월 저출산 해결 대책의 하나로 신생아 특례대출 도입을 예고했다. 결혼해도 집값 걱정에 아이 낳는 것도 꺼리니 파격적인 저리 대출로 집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주택자금·전세자금 대출 모두 지원한다.

1. 누가 받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가구만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무주택자에겐 신규 주택 구입·전세자금을 빌려주고, 1주택자에겐 대환 대출(대출 갈아타기)을 허용해 이자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대출 가능 기준선은 2023년 1월 1일이다. 이날 이후 출산한 가정에만 대출 자격을 준다. 가령 2022년 12월 출산했다면 자격이 없다. 이후 1명을 더 낳아야 특례대출 자격이 주어진다.

혼인 여부도 고려하지 않는다. 미혼이어도 아이만 낳으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임신 중인 경우엔 출산 뒤 특례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2023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아이(2세 이하)를 입양한 경우에도 대출 자격을 준다.

시각물_신생아 특례

2. 조건

올해 한시 도입된 특례보금자리론은 내년 1월 판매가 종료된다. 그 공백을 신생아 특례대출이 메울 예정이다. 조건으로 따지면 훨씬 좋다.

특례보금자리론처럼 9억 원 이하 주택에 한해 최대 5억 원까지 빌려주지만 금리는 훨씬 낮은 연 1.6~3.5% 수준이다. 연소득이 8,500만 원 이하면 1.6~2.7%, 8,500만 원을 넘으면 2.7~3.3% 금리가 적용된다. 이 역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보다 낮다.

우대금리 항목이 많아 금리를 더 낮출 여지도 많다. ①기존 자녀가 있으면 1명당 0.1%포인트 깎아주고 ②추가 출산 땐 1명당 0.2%포인트 낮춰준다. ③청약통장 가입기간에 따라 0.3(5년)~0.5%포인트(15년) 우대금리를 부여하고 ④신규 분양(0.1%포인트)과 전자계약매매(0.1%) 때도 우대금리를 준다. ①~④ 중복이 가능하다. 다만 금리 최저 하한선은 연 1.2%다.

한번 정해진 금리는 5년간 고정되고 특례대출 후 추가로 아이를 낳으면 0.2%포인트 우대금리와 함께 특례기간도 5년 더 늘어난다. 정부는 최장 15년까지(아이 2명 출산 시) 특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게 했다. 예컨대 처음에 1.6% 금리를 적용받은 뒤 아이를 2명 더 낳으면 금리가 연 1.2%까지 떨어진다.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도 큰 틀의 조건은 비슷하다. 연소득 1억3,000만 원 이하 가구(자산 3억4,500만 원 이하)에 3억 원의 전세자금을 빌려준다. 대신 보증금 기준을 수도권의 경우 기존 기금대출(4억 원)보다 많은 5억 원으로 상향했다. 금리는 연 1.1~3%이며 특례금리는 4년간 적용된다. 이 역시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금리를 0.2%포인트씩 깎아주고 특례기간도 4년씩 연장돼 최장 12년 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 대출 신청은 어떻게

신청 방식은 정책대출 중 하나인 기존 디딤돌대출 등과 같다. 특례대출 역시 주택기금 대출 취급은행(우리ㆍKB국민ㆍNH농협ㆍ신한ㆍ하나은행)과 기금e든든 누리집(enhuf.molit.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내년 1월 29일부터 받는다.

기존 아파트라면 바로 주택 구입자금을 빌릴 수 있고 분양 아파트라면 소유권을 넘겨받는 마지막 잔금대출 때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분양받은 아파트의 잔금일이 내년이라면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주택대출을 신생아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