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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전쟁, 최악 폭염, AI 논쟁... 지구촌 경고음 더 커졌다 [세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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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전쟁, 최악 폭염, AI 논쟁... 지구촌 경고음 더 커졌다 [세계 10대 뉴스]

입력
2023.12.28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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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국제부 선정 ‘2023 세계 10대 뉴스’

①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동 화약고, 50년 만에 다시 불붙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본토를 기습 공격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언하고 보복 폭격을 퍼부었다. 양측의 전쟁은 3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뉴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본토를 기습 공격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언하고 보복 폭격을 퍼부었다. 양측의 전쟁은 3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뉴스

중동의 화약고가 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또 터졌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40여 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피의 보복’에 나섰고, 팔레스타인 희생자만 2만 명을 넘어섰다. 봉쇄된 가자지구의 주민 220만 명도 생사기로에 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은 세계 곳곳에서 반유대주의 물결을 일으켰다.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에도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②러·우크라 전쟁 장기화…푸틴 흔든 ‘무장 반란’, 프리고진은 의문사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6월 24일 무장 반란과 관련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리고진은 하루 만에 반란을 스스로 접었으나 2개월 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6월 24일 무장 반란과 관련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리고진은 하루 만에 반란을 스스로 접었으나 2개월 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6월부터 본격화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은 사실상 실패했고, 서방의 군수 지원이 계속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 전선은 교착 상태다. 러시아에선 6월 말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렸다. 한때 ‘푸틴의 충복’이었던 프리고진은 2개월 후 의문의 항공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③21세기 최악 지진, 튀르키예 강진에 5만5000명 사망

지난 2월 10일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 건물들이 나흘 전 일어난 지진으로 처참하게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0일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시내 건물들이 나흘 전 일어난 지진으로 처참하게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2023년 대지진이 지구촌을 강타했다. 2월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은 튀르키예와 접경국 시리아에서 5만5,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부상자도 약 10만 명이다. 여진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던 데다 관계 당국의 미흡한 관리·감독 탓에 부실 공사로 지어진 건물이 힘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피해가 컸다. 9월에는 모로코에서도 규모 6.8 지진이 일어나 약 3,000명이 숨졌다.

④최악 폭염, 하와이 산불, 리비아 대홍수… 지구 평균 기온 1.46도 ↑

지난 6월 11일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대형 산불이 숲을 불태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6월 11일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대형 산불이 숲을 불태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올해 인류는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1~11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46도나 높았다. 50도를 넘은 폭염이 지구촌 전역을 덮쳐 ‘지구열대화’ ‘끓어오르는 시대’ 표현도 나왔다. 8월 ‘천국의 섬’ 하와이가 산불로 잿더미가 됐고, 9월 리비아에선 폭우로 흙댐이 터져 1만4,000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⑤AI 열풍 속 개발 논쟁... 글로벌 디지털 규제도 본격화

생성 인공지능(AI)의 대표주자 격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로고가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AI 이미지와 함께 떠 있다. AP 연합뉴스

생성 인공지능(AI)의 대표주자 격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로고가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AI 이미지와 함께 떠 있다. AP 연합뉴스

전 세계에 챗GPT 열풍을 일으킨 샘 올트먼이 11월 오픈AI 최고경영자직에서 쫓겨났다가 나흘 만에 복귀하는 소동이 있었다. 인공지능(AI) 개발 방향 논쟁도 불붙었다. ‘더 빨리 개발해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진영과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 간 갈등이 각국에서 분출했다. 생성 AI 개발도 각광받았다. 유럽연합(EU)은 12월 AI 개발 투명성 강화를 위한 법안에 세계 최초로 합의했다. 글로벌 디지털 규제도 본궤도에 올랐다.

⑥미국 금리 22년 만에 최고…고물가에 신음한 지구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3일 워싱턴 연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로 동결하면서 추가 긴축 정책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3일 워싱턴 연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로 동결하면서 추가 긴축 정책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인상 레이스는 올해도 이어졌다. 세계 통화정책의 방향키를 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22년 만의 최고 수준인 연 5.25~5.5%까지 끌어올렸다. 한국(3.5%)과의 금리 격차도 사상 최대(2%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해 정점을 찍은 물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를 압박했던 결과다. 최근에야 연준은 긴축 터널에서 빠져나올 채비에 나섰다. 하지만 각국의 고물가·고금리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⑦유럽 휩쓰는 극우 물결, 이민 억제 정책 가속화

네덜란드 극우 성향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가운데) 대표가 지난달 22일 헤이그에서 총선 출구조사 1위 소식을 듣고 활짝 웃고 있다. PVV는 실제 개표에서도 최다 득표를 해 원내 1당 자리를 차지했다. 헤이그=AP 뉴시스

네덜란드 극우 성향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가운데) 대표가 지난달 22일 헤이그에서 총선 출구조사 1위 소식을 듣고 활짝 웃고 있다. PVV는 실제 개표에서도 최다 득표를 해 원내 1당 자리를 차지했다. 헤이그=AP 뉴시스

유럽에서 ‘반이민’을 앞세운 극우 돌풍이 계속됐다. 지난해 이탈리아·스웨덴에 이어 올해도 각국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승리를 거뒀다. 네덜란드와 스위스에선 원내 1당에 올랐고, 핀란드에선 연정에 참여했다. 이민 억제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법 개정을 통해 이민 문턱을 높였고, 유럽연합(EU)은 ‘난민 거부권’을 인정했다. 영국은 난민 신청자를 제3국에 보내는 입법 작업을 거의 마쳤으며, 독일도 유사 정책을 논의 중이다.

⑧동아시아 혼란 빠트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강행

지난 8월 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저장 탱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같은 달 24일 시작했다. 후쿠시마=교도 연합뉴스

지난 8월 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저장 탱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같은 달 24일 시작했다. 후쿠시마=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주변국과 현지 어민의 강한 반대에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강행했다. 중국은 8월 24일 방류가 시작되자마자 크게 반발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도 받았고 방류 후 해양 모니터링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방류는 앞으로도 30년 넘게 계속될 전망이다. 동아시아 바다가 일본 원전 오염수 이슈로 혼탁하기만 하다.

⑨‘정찰풍선’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요동친 미중 관계

조 바이든(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맨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각자의 참모들을 대동한 채 미중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우드사이드=AP 연합뉴스

조 바이든(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맨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각자의 참모들을 대동한 채 미중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우드사이드=AP 연합뉴스

미중관계가 1년 내내 요동쳤다. 중국이 띄운 정찰풍선이 2월 미국 영공에 침입했다. 미국은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했고, 이에 반발한 중국은 군사 분야를 포함해 미중 간 대화 채널을 단절했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 통제’로, 중국은 ‘전략 광물 수출 금지’로 각각 서로를 겨누면서 공급망 갈등도 고조됐다.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중정상회담에서 가까스로 대화를 재개했지만, 대만 문제 등 핵심 사안에서의 이견은 여전했다.

⑩트럼프, 미국 역대 대통령 ‘첫 피고인’ 불명예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함께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용도의 돈 지급과 관련한 기업 회계 조작 혐의로 형사 기소됐다. 뉴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함께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용도의 돈 지급과 관련한 기업 회계 조작 혐의로 형사 기소됐다. 뉴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됐다. 역대 미 대통령 중 첫 피고인이 된 불명예 기록이다.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회계 조작(3월), 기밀 문건 불법 반출·보관(6월), 2020년 대선 전복 시도, 조지아주 선거 뒤집기 외압(8월) 등 네 차례 재판에 넘겨졌고, 혐의는 총 91개다. 그는 이를 탄압으로 규정, 지지층 결집 계기로 삼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누르고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내년 미 대선판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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