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공동성명… 3국 공조 재확인
김정은, 미사일총국 만나 "핵 공격 불사"
신원식 "北 재진입 기술 검증 안 돼"
한미일 3국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두고 한바탕 '말 전쟁'을 벌였다.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한미일 압박에 북한은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였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사흘 전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장관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한반도, 역내 그리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중대하게 위협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저해하는 행위"라며 "한정된 자원을 주민들이 아닌 무기 프로그램에 전용하기로 한 북한 정권의 결정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ICBM 등 탄도미사일 도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모든 국가들은 북한이 불법적으로 미사일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 및 물자 습득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필요가 있음을 상기한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 간 확고한 방위 공조 체계도 확인했다. 3국 외교장관은 "미국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으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역량으로 뒷받침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한미일 비판에 거세게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ICBM 화성-18형 발사 훈련에 참여한 미사일총국 제2붉은기중대 군인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로 불러 축하·격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ICBM에 발사에 대해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 올 때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할 우리 국가의 공격적인 대응 방식과 우리의 핵전략에 대한 명백한 설명"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유엔 안보리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도발은 묵인한 채 우리의 자위권 행사만 문제 삼았다"며 "주권적 권리를 문제 삼아 토의에 상정시킨 것 자체를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ICBM 발사 관련 현안보고에서 "북한 고체연료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시험발사' 대신 '발사훈련'이라는 용어를 쓰며 실전 배치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과장된 '말폭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다탄두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검증이 안 됐으나 점차 향상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필요 이상으로 수위가 높은 대북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접경 지역 주민들을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병주, 기동민, 설훈, 송옥주 의원은 최근 신 장관이 방송사 뉴스에 출연해 '참수 작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부적절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신 장관은 "대량응징보복체계(KMPR)가 곧 적 지도부 제거 작전이며, 통상적으로 '참수'라는 용어를 쓰고 앵커도 언급했기 때문에 썼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