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필리핀 현지 수용소 추가 범죄 수사
게티이미지뱅크
필리핀을 거점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다 현지 불법체류 시설에 수감되자 국내 송환을 피하기 위해 자해소동까지 벌인 총책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홍성지청 형사부(부장 박지나)는 A(40)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4월까지 필리핀 바기오를 거점으로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한 여러 개의 보이스피싱 범죄단체를 조직·운영하면서 114명으로부터 14억7,2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A씨는 한국 경찰과 필리핀 당국의 협의 끝에 지난달 강제추방이 결정 나자 필리핀 현지 이민청 수용소에서 자신이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허위 사건을 접수하는 방식으로 송환 절차를 지연시켰다. 해당 사건이 현지에서 처리될 때까지 송환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씨는 이 과정에서도 조직원들을 이용해 보이스피싱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알아챈 경찰이 허위 사건 처리 완료 직후 호송관을 보내자, A씨는 자해 소동을 벌이며 격렬히 저항했지만, 결국 지난달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됐다. 검찰 관계자는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대와 수사협의체를 구성해 피의자가 현지 수용소에서 저지른 추가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며 "최근 보이스피싱 사범에게 징역 35년의 중형이 선고된 만큼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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