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접견공간에는 키오스크, 화상면회실
수감실 1000개 중 독거실만 630개
사형수 10명 수감... 사형집행시설은 사라져
지난 14일 오후 찾은 대구 달성군 하빈면의 대구교도소.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해 이런 곳에 교도소가 있는지 알 만한 이가 없을 것 같았다.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새 대구교도소는 겉보기에 전혀 교도소 같지 않았다. 높다란 담장과 육중한 철문, 서치라이트가 달린 감시탑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입구 주차차단기 뒤쪽 시야에 들어오는 3층 높이 건물은 현대식 미술관을 닮은 듯했다. 김남주(58) 대구교도소장은 "최첨단 전자경비시스템 설치로 보안 사각지대가 사라졌기 때문에 중무장한 경비인력이 감시탑 위에서 두리번거리는 교도소를 상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교도소의 새 시대가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직선거리로 12㎞ 떨어진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서 달성군 하빈면 26만9,857㎡ 부지의 첨단시설로 이전하면서다.
입구 정면의 건물은 행정시설과 수감자 접견공간이다. 야산에 둘러싸인 뒤쪽의 수감시설은 첨단 경비시스템으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1층 면회실에서부터 현대식 첨단장비는 가동되고 있었다. 종합병원 접수창구를 연상케 하는 남성 수감자 접견공간 한편에는 물품구매, 영치금 가상계좌업무 등에 쓰이는 무인주문용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었다. 검신기를 통과하니 20여 개의 면회실이 나타났다. 일반 접견실과 화상접견실로 나누어져 있는데 화상접견실에는 책상 위 태블릿PC 하나가 전부다.
수감시설은 모두 11개 동으로 남성 미결수 3동, 기결수 6동, 여사동 1동, 의료동 1동에 작업실과 식당, 운동장이 배치돼 있다. 지난달 28일 이감된 수감자는 'n번방' 사건으로 징역 34년을 확정받은 '갓갓' 문형욱과 대구 중년부부 살인사건 범인 사형수 장재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범인 김성수 등 모두 2,214명이다. 이후 100여 명이 추가로 수감됐다.
수감방은 10인실 위주의 옛 교도소와 달리 1~5인실 1,000개 정도다, 4.06㎡ 크기의 독거실이 630개다. 다만 다른 교도소들과 마찬가지로 수용 적정인원을 초과, 일부 5인실에는 8명이 수용돼 있다.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고 독거실이 대부분이라 수감자들이 교도소에서 호의호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도 있다. 대구교도소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난방을 하지만 여름철에 냉방시설은 가동하지 않는다. 호화 시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국내 사형수 55명 중 10명을 수용하고 있는 대구교도소의 사형장은 이전과 함께 사라졌다. 이로써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서울구치소와 부산구치소, 대전교도소 3곳에만 사형장이 남아 있다.
대구교도소는 당초 2021년 6월 이감할 계획이었지만 배수설비 공사에 문제가 생겨 2년 5개월이나 이전이 미뤄졌다. 지난달 28일 교도소 이전은 군과 경찰이 권총과 테이저건으로 무장하고 전국 호송버스 34대에 오전 오후 1회씩 수감자들을 이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남주 소장은 "축구장과 족구장 등 생활체육시설과 보육시설을 인근 주민에게 개방하고,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지원하면서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교도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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