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10시 38분쯤 동해상으로 발사
사거리 570㎞… 부산 입항 미주리함 위협
합참 "한미 공조로 발사 준비 추적" 강조
북한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12주기 다음날 심야를 틈타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2일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실패 이후 25일 만이다.
NCG 회의에 반발… 北 국방성 "노골적 핵 대결 선언" 비난
합동참모본부는 17일 밤 "북한이 이날 오후 10시 38분쯤 평양 일대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약 570㎞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즉시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한미일 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히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군 당국은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15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 반발, 이날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 버지니아급 원자력추진잠수함(SSN) 미주리함을 겨냥해 도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부산의 직선거리는 약 520㎞다.
북한 국방성은 미사일 발사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NCG 2차 회의 결과를 언급하며 "한 해 동안 조선반도 지역 정세를 흔들어 놓던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이 연말을 핵전쟁 시연으로 마감 지으려 하고 있다"며 "유사시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작전 절차를 실전 분위기 속에서 검토하려는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고 비난했다. 미주리함 부산 입항과 관련해서도 "워싱톤에 모여앉아 위험천만한 핵전쟁 궁리를 하자마자 핵동력잠수함을 조선반도에 출현시킨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며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수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다름아닌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12주년 되는 날에 맞춰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무력 과시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11월 위성 발사 이어 연달아 도발 전 사전 경고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우리 정부과 군에서도 이미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합참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왔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21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전에도 사전 징후를 포착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번에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북한의 도발 조짐을 알리며 사전 경고에 나섰다. 김 차장은 2차 한미 NCG 회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14일(현지시간) "12월에도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짐을 알렸고, 이날 귀국 후엔 "만약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다면 한미 간 필요한 조치, 한국과 미국이 각자 할 수 있는 조치, 한미일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함께 마련하겠다"고 사전 경고했다.
한미 양국은 NCG 회의를 통해 내년 중반까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지침을 만드는 한편 내년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에서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해 핵 보복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연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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