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23 지주회사 현황 분석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7곳 증가
계열사 25%는 지주회사 밖에서 관리
게티이미지뱅크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계열사 4곳 중 1곳은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의 지주회사 편입률도 뒷걸음질 쳐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란 지주회사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 보고서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38곳이다.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에코프로‧한솔 등이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서 전년(31곳)보다 7개 늘었다. 지주회사 자산총액 요건 상향(1,000억 원→5,000억 원)에도 지주회사 제도가 기업집단의 주요한 소유지배구조로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38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1,563개 중 지주회사 체제에 속한 곳은 1,181개(75.6%)에 그쳤다. 해당 비율은 2018년(80.6%) 이후 감소 추세다. 소유구조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지주회사 제도 취지와 정면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중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에선 353개 회사가 지주회사 체제 외 계열사로 조사됐다.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은 전체 계열사 382곳 가운데 226곳(59.2%)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 해당했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총수일가의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회사와 그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를 일컫는다. 지난해 176개에서 급증했다.
공정위는 이 중 19곳이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사업기회 유용 등 사익편취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림 총수 2세가 지분 전부를 갖고 있는 올품은 하림지주 지분을 5.78%, 세아그룹 총수 일가 지분율이 100%인 에이치피피도 지주사 세아홀딩스 지분 9.38%를 갖고 있었다.
총수가 있는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국내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3.36%로 1년 전보다 0.2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4.62%포인트), 셀트리온(1.70%포인트), 코오롱(1.30%포인트) 순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확대하는 한편, 지주회사 체제 밖의 계열사를 통한 사익편취 가능성에 대해선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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