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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햄스터 몸에 생긴 커다란 종양, 치료할 수 있을까요?

입력
2023.12.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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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1세 암컷 햄스터를 기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햄스터의 컨디션이 안 좋아지고 배가 불룩해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요.
뱃속에 커다란 종양이 생겼다고 합니다. 햄스터는 종양이 생기면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이에요.

햄스터 종양도 치료할 수 있을까요?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2000년부터 23년째 특수동물(exotic animal) 진료를 전문적으로 보고 있는 아크리스동물의료센터 대표 원장 박천식 수의사입니다. 이번에는 햄스터 몸에 종양이 생겼다는 사연이네요. 종양은 햄스터에게 꽤 흔하게 발생하는데요. 햄스터에게 종양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햄스터 종양이란?

먼저 종양은 햄스터 몸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종양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염증이나 조직의 변성으로 생긴 덩어리 형태의 '양성 종양', 일반적으로 암이라고 알려진 '악성 종양'이 있습니다. 암이 아닌 양성 종양이라도 햄스터가 생활하는 데 불편하거나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특히 양성 종양 중 하나인 '염증성 종양'은 세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주로 면역력 저하로 손이나 발 등에 종양이 나타나는데, 다른 햄스터에게 물린 후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햄스터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햄스터에게 종양이 잘 발생한다는 말도 전해져 오는데요. 이는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햄스터의 수명이 다른 반려동물들보다 짧아 상대적으로 종양이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있습니다.

햄스터 종양 치료 방법

햄스터 종양은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종양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또 발생한 부위가 어디인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수술적으로 그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다른 치료법이 요구되죠. 햄스터 종양을 정확히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검진을 받아 봐야 합니다.

방사선 사진을 찍는 기니피그. 게티이미지뱅크

방사선 사진을 찍는 기니피그. 게티이미지뱅크

1) 신체검사

종양이 외부에 있어 눈으로 보인다면 신체검사를 통해 외과적 수술 방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는 종양인지 확인합니다. 또 햄스터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합니다.

2) 방사선 검사

방사선 검사를 통해 종양의 크기와 전이 여부(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등을 확인합니다. 종양이 폐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다면 수술적 치료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3) 초음파 검사

복강 내 종양이 생긴 것으로 의심된다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폐나 장 등 어느 조직에 종양이 생겼는지 감별해야 합니다. 또 종양의 크기와 상태를 확인하여 수술 가능 여부 등을 체크합니다.

4) FNA(세침 흡입) 검사

바늘을 이용하여 세포를 얻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세침 흡인(FNA/Fine Niddle Aspiration)' 검사를 통해 종양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먼저 종양을 수술로 제거하고 그 조직으로 조직 검사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하지만, 종양마다 수술 방법에 차이가 있기에 먼저 FNA(세침 흡입) 검사를 통해 양성 또는 악성 종양 여부를 진단하게 됩니다. 이 검사를 통해 사전에 종양 종류를 파악하여 정확한 수술적 제거가 가능하며, 예후를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햄스터 종양 관리 방법 및 예후

햄스터 몸에 종양이 생기면 앞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종양이 발생한 부위와 종양의 종류를 파악해 관리 및 치료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햄스터의 나이와 종양 상태에 따라 수술할지, 유지와 통증 조절(pain control) 요법을 할지 선택할 수 있어요. 따라서 정확한 검사 및 진단 후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종양 제거 수술을 했다면 수술 후 햄스터가 수술 부위를 물어뜯지 못하게 넥카라를 착용시켜야 합니다. 또 종양이 악성으로 진단된다면 수술을 했더라도 면역 치료가 필요합니다. 적절한 약물로 통증과 염증도 관리해야 하죠. 나이가 많거나 종양 상태가 심각해서 수술을 못 한다면 그에 따른 통증 완화 약물이 필요합니다. 그밖에 피부 등 몸 바깥에 생긴 종양은 심한 불편함을 느껴 햄스터 스스로 종양을 물어뜯을 수 있습니다. 햄스터가 자기 몸을 물어뜯어 출혈이 생기지 않게 주의해서 관찰해야 하죠.

사연 속 햄스터처럼 복강 안에 종양이 생긴 경우라면, 어떤 종양인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복강 내 종양이 자궁 종양인지, 다른 조직에 생긴 것인지, 건강 상태가 양호한지 등을 평가해 치료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수술로 종양을 적출하고 관리할 수도 있으며, 수술이 어렵다면 일반 약물과 종양 면역 치료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복강 안에 종양이 위장관에 영향을 끼친다면 상태에 맞는 약이 처방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해 위에 설명드린 방사선, 초음파, FNA(세침 흡입) 검사를 더 진행해 보거나, 더 이상 검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관리 요법으로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아크리스 동물병원 박천식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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