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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유럽 관문 막히나…후티 반군 공격에 글로벌 공급망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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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유럽 관문 막히나…후티 반군 공격에 글로벌 공급망 위기감

입력
2023.12.13 20:00
수정
2023.12.13 20:5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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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이스라엘 점령지 향하는 모든 항해 불허" 엄포
제3국 선박도 대상…노르웨이 유조선에는 미사일 쏴
인도양~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루트 봉쇄 위기감

예멘 후티 반군 헬기가 지난달 19일 홍해에서 항해 중인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위를 비행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선박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한 뒤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으나, 해당 선박은 영국 소유로 일본 해운사가 운용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데이다=EPA 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 헬기가 지난달 19일 홍해에서 항해 중인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위를 비행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선박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한 뒤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으나, 해당 선박은 영국 소유로 일본 해운사가 운용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데이다=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측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홍해 일대에서 이스라엘로 항해하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는 후티 반군의 엄포가 국제 해상 무역에 차질을 주면서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인도양을 이어주는 홍해는 아시아·유럽 간 국제 해상 무역의 핵심 관문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 지도부인 최고혁명위원회 수장 무함마드 알후티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로 향하는 모든 항해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제 화물선이 홍해를 통과할 땐 무전을 켜고, 자신들의 통신에 신속히 응답해야 하며, 타국 국기를 내걸고 국적이나 신분을 속이려고 하지 말라'고 경고도 했다.

후티 반군은 이미 이스라엘만이 아닌 제3국 민간 상선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후티 반군 측은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이 이뤄질 때까지 시오니스트(이스라엘)로 향하는 배들의 통행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바브엘만데브해협 인근에서 항해하던 노르웨이 국적 유조선 스트린다호에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아덴만에서 홍해로 진입하는 입구에 해당하는 바브엘만데브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경우 폭이 29㎞에 불과하다. 이 지역을 장악한 후티 반군이 미사일을 겨냥해 날릴 수 있는 거리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국제 해운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무관한 상선이라고 해서 공격 대상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어서다. 당장 물류비용이 치솟고 있다. 덴마크의 대형 운송·에너지그룹 ‘묄러-머스크’는 후티 반군이 군사 행동을 개시한 뒤로 선박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컨테이너 1대당 50~100달러의 추가 운송 비용을 부과하기로 한 상태다. 이스라엘 해운사 '짐'은 이미 일부 선박의 항로를 다른 곳으로 변경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항로가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12%를 차지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로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매년 약 1만7,000척의 화물선과 유조선이 이곳을 통과한다. 이곳이 막히면 아시아와 유럽 간 해상 무역은 아프리카 대륙 남단 희망봉을 지나는 항로를 통해 수천 ㎞를 돌아가야 한다. 수에즈운하를 지날 때보다 2주나 더 걸린다.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홍해를 지나는 자국 선박 보호를 위해 구축함을 추가 파견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홍해와 아덴만에서 활동하는 연합해군사령부(CMF) 예하 연합기동부대(CTF-153)에서 활동할 동맹국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MF에는 한국을 포함해 3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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