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총리' 연대 균열…이재명, '정세균· 김부겸'부터 만난다

정세균 전 총리 "대화와 통합 제일 강조"
김부겸 전 총리 측도 신당은 어불성설
이 대표, 정세균 김부겸과 조만간 회동 가능성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7월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신당 창당'을 내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세에 직면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 '3총리' 연대설이 제기된 김부겸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 갈등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만남에 회의적인 이 전 대표 설득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하고, 두 전직 총리를 먼저 끌어안아 이 전 대표 이탈로 생길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이낙연과 거리 두는 정세균·김부겸

'3총리' 연대설에 정 전 총리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주장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거나, 이 전 대표가 얘기하는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해결 방법은 전혀 다르다"며 "'3총리' 연대설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된다"고 말했다. 실제 정 전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민주당 정당 활동을 하면서도 대화와 통합을 항상 제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나 '3총리' 연대설에 회의적 반응이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정부 총리까지 하신 분들이 연대해서 신당을 차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제각각이라 해결 방법도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가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김 전 총리가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호흡을 맞춘 경험 때문에, 두 전직 총리의 거리는 이 전 대표보다는 가깝다. '3총리' 연대설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두 전직 총리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면서 당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낙연 전 대표 향한 내부 비판도 커져

'3총리' 연대설이 탄력을 받지 못한 상황에 당 내부적으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을 떠난 사람을 다시 돌아오라 설득하지 못할망정 딴살림을 같이 차리자는 건 당신을 따르던 수많은 당원들에게 돌을 던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과 회동한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친이재명계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 전 대표가 갈 길은 민주당과 싸우는 신당 창당이 아니라, 민주당을 살리는 정계 은퇴여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일단 이 전 대표와 거리를 둔 두 전직 총리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실무선에서 일정 조율 단계 중이라 조만간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전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당대표실에서는 "현재로선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뭘 요구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신당이 현실화할 경우 선거를 앞둔 민주당 입장에서 악재라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에 이 대표도 지속적으로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총선 때 결국 이 전 대표도 등판해 이 대표 손을 잡는 모양새가 나와야 하지 않겠냐"며 "계속해서 이 전 대표를 향한 소통 창구를 열어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김 전 총리는 18일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 참석도 예정돼 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