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상법 시행령 개정… 연내 시행 예정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앞으로는 보험사가 미실현 손익(발생한 손해와 이익 중에서 아직 실현되지는 않은 손익)에 발목을 잡히는 일 없이 일반 주주들에게 실적에 따른 배당을 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보험사가 배당 가능 이익을 계산할 때 미실현 이익과 미실현 손실을 상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12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령안은 연내 시행돼 보험사들이 올해 벌어들인 이익을 일반 주주들에게 배당할 때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현행법령상 보험사는 배당 가능 이익을 산정할 때,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미실현 이익 등을 공제해야 했다. 현금화되지 않은 평가 이익까지 배당할 경우,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미실현 이익은 공제하나, 손실은 계산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제회계기준이 올해 시행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미실현 이익은 공제하고 미실현 손실은 따로 반영하지 않다 보니,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주주들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 정부가 올해 1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주요 보험사 8곳의 배당 가능 이익을 따져 보니 모두 '0원'이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법무부는 상법 시행령을 개정, 배당 가능 이익을 따질 때 미실현 이익과 미실현 손실을 상계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했다. 이에 따라 △보험부채 금리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국·공채 및 회사채 매입 거래 △보험계약 관련 위험 이전을 위한 재보험 거래 △보험금이 자산운용 성과에 따라 바뀌는 보험상품(변액 보험 등) 거래에 대해 연계되는 미실현 이익과 미실현 손실을 상계할 수 있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보험사의 회계처리 및 배당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며 "보험사들이 과다한 현금 배당으로 자산건전성을 악화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며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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