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전통 관료 출신…비전문가 지적 잇따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연일 현장을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계와 무관한 외교부 관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되지만 업계 내부에선 이 같은 행보에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 후보자는 4일 후보자 지명 이후 약 일주일 동안 중소벤처·소상공인 업계를 잇따라 찾고 있다. 7일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을 만나 서울 서대문구 연남장과 연희골목, 은평구 연서시장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한편 11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12일에는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을 만났다.
보통 임명장을 받기 전까지는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청문회 준비에 집중했던 이전 후보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초대 장관이었던 홍종학 전 장관은 취임 뒤 한 달 넘게 중소기업 등 업계와 상견례를 진행했다. '실세 장관'으로 불렸던 박영선 전 장관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2주 만에 중기중앙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오가며 간담회를 가졌으며, 권칠승 전 장관과 이영 장관 또한 취임 전까지는 청문회를 준비했다.
다른 부처로 범위를 넓혀도 청문회 전 현장을 한두 차례 찾았던 후보자들도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9월 전북 새만금 잼버리 대회 현장을 방문하며 '내부 보고만으로는 대회 과정 등 국정 감사와 청문회를 대비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극단적 선택을 한 초임 검사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한 정도였다.
오 후보자는 1988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줄곧 외교부에서 일한 탓에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은데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영 장관 후보자 지명 당시 잇따라 환영 논평을 냈던 것과 달리 중소벤처·소상공인 단체들은 오 후보자 지명 발표에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외교부 관료였던 후보자에 대해) 특별히 낼 만한 공식 입장이 없었다"고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장관 후보로서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일회성 만남보다 업계별 현안에 대한 이해 및 정책 전문성 향상에 집중하길 바란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전통시장, 벤처기업 등 중기부가 맡은 정책마다 성격과 제도가 천차만별"이라며 "업계의 애로사항과 숙원 과제를 먼저 이해하고 만나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오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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