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부부싸움 도중 아내를 살해한 대형 법무법인(로펌) 출신 50대 변호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2일 살인 혐의로 미국 변호사 50대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성북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녀에게 할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호송차에 탑승했다.
A씨는 3일 오후 7시 50분쯤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아내를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직후 119에 전화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다. 소방 관계자들이 출동해 아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현장 수색 중이던 오후 9시 30분쯤 신고 후 외출했다가 귀가하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법원은 경찰이 신청한 A씨의 구속영장을 6일 발부했다.
A씨 부부는 평소 금전 문제와 성격 차이로 불화를 겪었고, 범행 당일에도 비슷한 이유로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피해자 사인이 경부 압박 질식과 저혈량 쇼크 등이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A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지만, 현재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부친은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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