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북 新이니셔티브' 추진… "북한 비핵화 의무 재확인"

'3국 안보실장회의' 서울서 첫 개최
북한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합의
국제질서 수호 외치면서 북중러 견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가운데), 제이크 설리번(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미일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새로운 3국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북한의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군사적 위협 대응을 비롯해, 사이버 범죄, 암호화폐 세탁까지 공조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세 국가는 안보뿐만 아니라 기술·경제까지 파트너십을 확장하기로 하면서, 공동의 평화번영을 약속했던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재확인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월 미국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세 국가의 안보 수장 간 정례회동을 약속함에 따라 열렸다.

한미일은 북한에 대한 비핵화 의무를 재확인하고 '대북 신(新)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계획을 밝혔다. 조 실장은 회의 이후 열린 공동 브리핑에서 "세 국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비핵화 의무와 군사협력 금지의무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새로운 3국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의 사이버 범죄, 암호화폐 세탁, 우주 및 탄도 미사일 시험 등에 대응하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캠프 데이비드에서 연내 이행을 약속했던 '북한 미사일 발사 경보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를 추진하고, 한미일 훈련 계획도 다년간에 걸쳐 수립해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사이버 범죄는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이 되는 만큼, 올해 신설된 한미일 사이버 워킹그룹을 통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경제, 첨단기술, 개발협력 분야에서의 캠프 데이비드 합의의 신속 추진을 약속했다.

한미일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해 글로벌 안보정세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북중러에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3국의 해양경비대 운영에 있어서 인태지역의 파트너 국가 참여 계획을 발표하고,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 수호를 다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중동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면서 세 나라가 국제질서 수호에 강력하게 협력할 것을 발표하기도 했다. 북중러의 선거 개입설을 의식한 듯, 외국의 가짜뉴스 공작에 대한 공조도 약속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미일 공조 체제 강화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윤 대통령께 바이든 대통령의 안부를 전했다"며 "한미 관계, 그리고 한미일 3국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개인적인 약속을 전했다"고 밝혔다. 아키바 국장은 "윤 대통령께 한일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한미일의 전략적 공조를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기시다 총리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전달했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