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 농축산용 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미생물 생균제를 활용했더니 악취가 사라졌어요."
정부의 미생물 산업육성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 전북 정읍에 설립된 농축산용 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이 센터는 2020년부터 농촌 골칫거리인 축산농가 악취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분투해왔다. 미생물 생균제(live microorganism)를 활용해 악취를 제거하는 '프로바이오틱스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역점 사업이다. 2020년 전북 부안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전남 함평·영광군, 충북 제천시 등 현재 4개 지자체로 확대됐다. 악취 민원이 많은 양돈을 비롯해 한우·젖소·양계 농가 등이 대상이다. 농식품부는 이 사업이 악취민원 해소, 친환경 축산브랜드 등의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센터의 20~40대 석·박사급 연구원 20여 명은 악취 제거제 개발, 농가 방문을 통한 실험과 데이터 구축, 농가별 맞춤형 교육 등으로 최적의 활용 모델 찾기에 진력해 왔고 노력에 걸맞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김대혁 미생물 센터장(전북대 교수)은 "2021년부터 2년간 장수군의 양돈 농가(3만여 마리)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정악취 물질인 암모니아 48.34%, 아민 46.33%가 감소하는 등 성과가 확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씨돼지를 키워 시장에 출하하는 육성률은 6.7% 증가하는 등 환경 개선 효과는 뚜렷하다. 김 센터장은 "젊은 연구원들이 현장에서 가축 배설물의 악취와 싸우면서 분투한 결과"라며 "농가의 경험과 역제안을 받아 반영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센터의 김양선 박사는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등으로 마을에서 출입 제한이 벌어진 일도 비일비재했지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연구원들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현장의 농업인들은 악취 감소가 뚜렷하다고 증언했다. 전남 영광군 법성면 월산리에서 돼지 7,000여 마리를 키우며 ‘한울축산’을 운영하는 장정복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40여 년간 양돈업을 하면서 악취 때문에 ‘죄인 아닌 죄인’처럼 살았다"며 "유산균·효모균을 가축들에게 먹이자 축사에 진동하던 암모니아 등 가스 악취가 확 줄어 요즘은 방문객들이 '정말 돼지 농장 맞느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센터의 장현준 박사는 “지난 2년 동안 청풍 호수를 찾은 관광객들로부터 ‘주변 축사에서 냄새가 심하게 풍긴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는데 올 들어 이런 민원이 사라져 ‘청풍명월’ 관광지 이미지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악취제거 방법 개발과 연구에 몰두한 연구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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