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4개냐 2개냐 1차 갈등, 위치 놓고 2차 충돌
5호선 연장 예타 면제 놓고 여야 정치권도 대립
서울지하철 5호선을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를 거쳐 경기 김포한강신도시까지 연결하는 김포·검단 연장 세부 노선 결정이 늦어지면서 지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 서구 불로대곡동과 검단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 5호선 불로역 사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6일 5호선 연장 노선에 불로역을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불로대곡동을 경유하는 기존 5호선 연장 노선(불로역 노선)을 대신해 김포시 감정동을 우회하는 변경안(감정역 노선)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제성 문제로 노선 길이를 줄여야 할 판에 300m를 더 늘린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행위"라고 비판했다.
불로대곡동과 검단 주민들이 들고일어난 건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갑 당협위원장이 최근 국토교통부에 불로역을 감정역으로 변경하는 안을 공식 건의했기 때문이다.
앞서 인천과 김포는 5호선 연장 노선 중 정거장을 몇 개 설치하느냐를 두고 이미 대립하고 있었다. 정거장을 검단신도시에 3개, 김포 감정동과 인접한 서구 불로동에 1개 등 4개를 설치하는 ‘U’ 자 노선을 주장하는 인천과 검단과 김포 경계에 있는 불로동에 각각 하나씩 2개를 설치하는 ‘I’(직선) 노선 안을 제시한 김포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런데 불로동에서 더 김포 쪽으로 들어간 감정동으로 역사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오자 불로대곡동과 검단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5호선 연장 노선의 결정 키를 쥐고 있는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인천과 김포 안을 검토해 연내 중재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지만 갈등을 잘 봉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기에 정치권도 5호선 연장 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둘러싸고 부딪혔다. 박상혁(김포시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김포 노선 반영과 함께 '예타 면제법(국가재정법 개정안)' 통과에 협조할 것을 국토부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5호선 연장 노선 예타 면제를 골자로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가 재정을 파탄 내고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만 배가시키는 입법 폭거"라며 "철회와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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